시청자들은 방송을 돈 내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는 큰돈이 들 수밖에 없다. 그 재원은 그저 나올 수 없다. 물론 공영방송사의 경우 국민들이 수신료를 의무적으로 내지만, 대부분의 방송은 광고 수익을 통해 제작한다.

2009년 방송법에서 가상광고와 간접광고가 허용됐다. 스포츠 중계방송에서도 가상 광고 등을 이제는 쉽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중간광고가 불허되자 지상파 방송사는 기존 방송 분량을 두 개로 나눠 광고를 끼워 넣는 방식의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방송 제작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광고는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현재 상황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가치일 수밖에 없다. 시청자는 돈을 내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고, 방송사는 직접 방송료를 받지 않아도 제작이 가능한 구조가 가능해지니 말이다.

광고는 말 그대로 시청자 대신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광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다. PPL 광고도 잘 쓰면 모두에게 이롭게 되지만 잘못하면 조롱과 비난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과거 드라마 <용팔이>에서 경악할 정도로 민망한 PPL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

최근 드라마에선 PPL도 하나의 중요한 소재로 활용되는 분위기다. 제작비 확보에서 그만큼 광고는 중요하니 말이다. 하지만 혜리의 광고는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황당하고도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논란이 된 것은 6일 밤 방송된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마켓>에 등장한 혜리가 쓴 문구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노래를 듣고 가사를 적어서 맞추는 방식이다. 성공하면 준비된 음식을 먹는 단순한 구조다. 가사를 적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혜리가 노랫말 대신 자신의 동생이 운영한다는 쇼핑몰 이름을 적어 화면에 노출시켰다. 해당 장면에서 한 글자는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송에 나갔지만,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MC인 신동엽은 혜리 동생 쇼핑몰 이름이라 알려주고, 박나래는 너무 PPL 아니냐는 지적한다. 이 모든 과정이 사전에 준비된 대사처럼 흐른다. 이런 상황이 되자 혜리는 자신이 투자를 해서 홍보한다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

혜리는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줄 인지하지 못했다. 포털사이트 실검에 동생 사이트 이름이 오르자 사진을 찍어 올리고 축하한다는 글까지 남겼다. 하지만 혜리가 무슨 잘못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이유는 제작진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 제작진이 사전에 문제의식을 가졌더라면 방송 전에 편집 등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편법을 통한 광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방송법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시청자의 시청권을 해치는 수준의 간접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논란의 도마에 오른 tvN <놀라운 토요일 – 도레미마켓>이 향후 방송심의에서 어떤 결과를 받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혜리 역시 이번 기회에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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