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마약 판매장소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채널A, 마약 은어를 소개하고 구매방법을 언급한 MBC에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방통심의위는 “마약 관련 보도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마약 관련 보도를 한 10개 방송·라디오 프로그램을 심의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마약 구매를 손쉽게 할 수 있다 ▲마약 구매 처벌 수위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들이 마약 실태를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마약 구매 방법 등을 함께 묘사했다는 점이다.

▲채널A 4월 10일자 '더깊은뉴스' 방송화면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A는 4월 10일 ‘[더깊은뉴스]상점에서 아무나 살 수 있다…‘물뽕’ 유통 추적해보니‘ 기사에서 “남대문 시장을 통해 (동물용 발정제가) 거래된다”고 말했다. 또 채널A는 기자가 남대문에 위치한 성인용품 판매업체를 찾아가 최음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MBC 뉴스데스크는 4월 10일 방송에서 SNS로 마약을 구매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기자는 “인터넷에 필로폰과 대마 구입을 검색했더니, 각종 마약을 판다는 광고 글들이 수두룩하다”, “판매책 수십 명의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이아디가 검색되기도 한다”, “대마, 일명 떨은 1g에 20만 원, 아이스로 불리는 필로폰은 60만 원”이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채널A와 MBC 보도가 신중하지 못했다면서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심영섭 위원은 “예전보다 방송 보도가 더 신중해졌다. 다만 여전히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마약 거래행위, 투약방법을 소개할 때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채널A의 경우 흐림처리를 했지만, 남대문이라는 단어를 썼다. 또 마약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가 인지됐다”면서 “남대문 거리를 아는 사람은 (마약 구매장소를) 다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미숙 부위원장은 “또 이들 보도에는 (마약) 가격과 구매 방법, 물품 수령 방법 등 호기심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방통심의위는 SBS 8뉴스·tbs 김어준의 뉴스공장·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행정지도 권고 결정을 내렸다. YTN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JTBC 뉴스룸·채널A 뉴스A·MBN 뉴스8은 마약 관련 정보 노출이 미미하다면서 행정지도 의견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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