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유가 대세라고 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으며, 작년에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두 개나 받은 이승기도 확실히 대세라고 할 수 있지요. 93년생, 87년생... 둘 다 어린나이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들의 인기비결 중 하나는 둘 다 겸손한 사람들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둘 다 가창력이 좋은 가수들이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의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중 하나는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천운" "운명" 이런 것을 믿지는 않지만 우연치고는 참 타이밍이 좋았던 이들...그 점에 대해서 몇 마디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대박 프로그램을 만나는 이승기의 기막힌 타이밍

이승기가 데뷔했을 때 잘 나가던 프로그램은 X맨이었습니다. 물론 "내 여자라니까"라는 히트곡이 있었지만, 이승기는 그 당시 잘 나가던 X맨을 통해서 쉽게 자신을 알릴 수가 있었지요. 그 당시 이승기는 몸치 승기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춤을 출 때마다 비슷한 안무로 춰서 승기 바운스 (2년 동안 배운 춤이 바운스....)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허당바운스로 알려지면서 존재감을 드러냈지요.

그리고 그 안에서 강호동과 유재석이라는 명 MC콤비를 동시에 만나는 진귀한 경험을 했죠. 2005년 중반부터 모습을 감췄다가 2006년 다시 X맨으로 정규앨범과 함께 컴백하게 됩니다. 컴백하면서 당시 잘 나가던 채연과의 러브라인이 구축되기도 했으며 이승기는 다시 한 번 인기구도를 달렸지요. 또한 그 당시 춤이 발전하여 "어서"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습니다. 다들 이승기를 생각하면 1박 2일을 떠올리지만 1박 2일보다 먼저 이승기를 알린 건 바로 X맨입니다. 그 뒤 이승기는 레인보우 로망스,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서 예능보다는 연기자를 준비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이승기의 3집도 그 때 발표되었구요.

그러다가 2007년 이승기의 역사를 바꾸는 일이 있게 됩니다. 바로 노홍철이 1박 2일에서 하차하면서 이승기가 그 후임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요. 사실 그 당시 1박 2일은 "무한도전을 따라했다"라는 비난도 받고 고생도 많이 하던 처지였습니다. 이승기가 들어간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이승기는 또 다른 굉장한 지원군을 얻는데, 바로 MC몽이 1박 2일에 합류하게 된 것이지요.

현재 MC몽은 병역비리와 관련해서 문제를 겪고 있는 중이지만, 사실 MC몽의 투입으로 1박 2일은 흐름 전체가 바뀌고 상승세를 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파격적이었지요. 결국 이승기는 자신의 허당본능에 더해 MC몽의 지원사격까지 얻으면서 승승장구할 수 있게 됩니다.

1박 2일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되었으며 그게 바로 <찬란한 유산>입니다. 막장 없는 착한 드라마와 성실한 이승기의 이미지가 정확히 맞아떨어져 찬란한 유산은 시청률 40%까지 도달하게 되고 그리하여 이승기는 "70%의 시청률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지요.

이후 이승기는 강호동과 함께 강심장에 MC로 처음 데뷔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타이밍이 매우 좋았어요. 그 당시 화요일 밤의 강자로 군림하던 상상더하기가 하락세를 겪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강심장은 별 다른 어려움 없이 가볍게 화요일 밤의 강자가 되었습니다. 뒤이어 시작한 승승장구 역시 별다른 활약을 못해준 것도 도움이 되었지요.

사실상 이승기만큼 좋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도 없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웬만한 심지어, 강호동과 유재석마저도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씁쓸함을 겪었지만, 이승기는 아직까지 한 번도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프로그램이 하락세를 탄 적이 없는 그러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논란에서 자유로운 아이유의 타이밍

아이유는 이승기와는 약간 다른 케이스입니다. 사실 아이유의 타이밍은 이승기처럼 대박 타이밍은 아니지만, 구설수를 잘 피해가는 타이밍을 만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에이스와 희망이 되는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사실 데뷔하자마자 무서움을 모르고 승승장구해 온 이승기와는 다르게 아이유는 데뷔 후에 확실히 부진했습니다. 영웅호걸에서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그녀는 사실 1집 때 무명시절을 겪었고, 그나마 Boo는 중박을 친 상태였고 Marshmallow부터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승기와 같은 기준으로 타이밍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 가수 중 아이유만큼 구설수와 논란을 잘 피해가는 여자 연예인도 없습니다. 원래 꿀벅지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건 유이도 티파니도 유리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꿀벅지라는 단어의 첫 사용은 아이유에게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유가 미성년자였고 섹시컨셉을 추구하지 않았기에 그 단어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고, 결국엔 그에 관련된 비난은 유이가 다 받게 됐지요.

또 한 가지 기막힌 타이밍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아이유의 첫 1위곡 "잔소리"입니다. 월드컵 기간 모두 월드컵 응원송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을 때 아이유는 자신의 신곡인 "잔소리"를 발표하게 됩니다. 그것도 가장 잘나가는 2AM의 멤버인 슬옹과 함께요. 결과는 대박이었지요. 그것으로 아이유는 솔로가수의 희망으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아이유는 영웅호걸에서도 자연스럽게 에이스로 오를 수 있었습니다. 아이유가 영웅호걸에 들어왔을 때는 그 누구도 아이유를 에이스로 생각하진 않았지요. 초반 프로그램을 안정시키는 데는 누군가가 선봉장으로 서서 고생해야 합니다. 아무도 아이유가 그런 역할을 해줄 것은 기대하지 않았지요.

결국 그 총대는 서인영이 메고 가게 되었고 가희 역시 그 일에 동참을 하게 되는데, 결과만 놓고 보자면 영웅호걸은 주목받았지만 서인영과 가희는 (특히 가희쪽) 그로 인해서 상당히 비난 받는 일이 있었지요. 또한 또 다른 에이스로 여겨졌던 지연마저도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으면서 아이유가 더 관심을 받고 자연스럽게 에이스가 됩니다. 아이유가 잘 나가는 팀에 1등을 한 것에 비해 초반에 1등을 놓치지 않던 지연이 9등으로 떨어진 것을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아이유는 "무혈입성"이라 할 정도로 순탄하게 영웅호걸의 에이스로 우뚝 서게 되었지요. 특별히 무리수를 던지지 않고 고분고분 따라왔을 뿐인데, 앞에 나선 선봉장등이 하나둘씩 스스로 물러나 에이스의 자리가 아이유에게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것이지요.

이번 드림하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유가 캐스팅되었지만 분량도 많지 않고, 역할도 크지 않습니다. 주연 역할은 오히려 한 살 동생인 수지가 맡고 있지요. 아이유, 수지 둘 다 연기경험이 하나도 없는 초짜 신인입니다. 둘 다 연기력 논란이 날 것이 뻔한 상황이지요. 하지만 아이유는 주연이 아니고 조연이라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는 입장이지만, 수지는 주연이기에 조금만 잘못해도 눈에 쉽게 띄는 입장에 있지요.

당연히 드라마에서 조연보다는 주연에게 연기력을 더 요구합니다. 조연은 조금만 잘해줘도 빛을 보지만 주연은 웬만큼 잘하지 않으면 욕먹기 십상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아이유는 비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존재력을 나타낼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이지요. 더욱이 캐릭터마저 현재의 아이유와 비슷하기 때문에 순탄하게 연기 행보를 이어갈 거라 예상됩니다.

음악적 행보도 타이밍이 잘 맞는 게 현재 아이돌의 과잉 공급으로 식상해진 한국의 시장에 아이유는 ‘아이돌+실력파’라는 두 가지를 다 갖춰 독보적인 입장에 있게 된 것이지요. 노래를 잘하는 디바를 원하면서도 그래도 아직은 귀여운 소녀를 찾는 입장에서 아이유는 두 가지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 거의 유일한 가수이니까요.

연예계라는 게 실력 있고 외모도 갖춰야 하지만 또 그렇다고 다 잘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아이유보다 더 먼저 데뷔한 실력파 윤하도 있고 임정희같은 뛰어난 솔로도 있지만 그녀들은 뭔가 타이밍이 맞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남자 가수들 중에서도 이승기보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능감도 더 좋은 사람들도 있지만, 이승기만큼 타이밍이 잘 맞은 연예인도 사실상 없지요.

이 두 사람은 정말 "대세의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고 좋은 기회를 잡는 희귀한 케이스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좋은 행보를 타고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을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덧: 두 사람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소위 "운이나" "기회만 잘 잡아서" 이들이 성공했다는 게 아닙니다. 이들의 타고난 재능, 노력에 더해서 타이밍이 잘 맞아서 "플러스였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제목을 "타이밍'도' 좋았다"라고 붙였습니다. 이승기와 아이유의 재능과 끼, 그리고 성품을 폄하한다고 곡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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