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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방송법 규제 성급하다"[토론회] "OTT 속성 일률적이지 않아 '방송' 정의 무리…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도 고려해야"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7.02 15:57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통합방송법 논의 중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방송법에 규정하는 안을 놓고 논의가 거듭되는 가운데, OTT를 방송법에 규정하는 시도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OTT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영상 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OTT를 '방송'으로 분류하고, 방송법 규제 틀 안에 집어넣는 것은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는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정보통신정책학회 주최로 'OTT와 미디어 규제모델'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자리에 참석한 토론 패널들은 OTT의 정체성을 방송으로 정의하기 모호하다는 점, 규제집행력이 해외사업자에게는 미치지 못해 국내사업자 역차별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라는 우려 등으로 OTT를 방송법 규제 틀에 넣는 것을 반대했다. 

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정보통신정책학회 주최로 'OTT와 미디어 규제모델'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권남훈 건국대 교수, 이경원 동국대 교수, 이상우 연세대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 (사진=미디어스)

현재 국회 '언론공정성실현모임'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낡은 방송법 체계를 재·개정하는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통합방송법'(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OTT를 방송법 안에 규정하기로 해 여러 논란을 빚고 있다. 논의 초기에는 OTT를 '방송'으로 규정해 플랫폼·콘텐츠 사업자 구분없이 규제대상으로 판단, 1인 미디어 규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달 OTT를 '방송'이 아닌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로 별도 규정해 최소규제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개정안이 발표되었으나, 이 역시 해외사업자와 국내사업자 간 규제 형평성 문제, 내용심의 기준의 모호성 등의 쟁점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종관 박사(법무법인 세종)는 "OTT를 방송으로 보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굉장히 무리한 접근"이라며 "OTT의 속성은 일률적 판단이 어렵다. 국회 통합방송법 논의는 방송의 정의를 늘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박사는 "방송의 정의는 방송법에 있고, OTT의 정의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가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방송의 정의를 '경직적 정의'로 보고, OTT를 '유연한 정의'로 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법 체계 내에 '미디어'에 대한 정의가 없는데, 미디어 중 방송을 떼버린 나머지 영역에서 OTT를 정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OTT와 방송이 무엇이 다른가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은 방송법 상의 정의가 서 있다. 반면 OTT는 다층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어 법적 정의가 없고, 이를 바라보는 각계 의견도 다양하다. 때문에 무리하게 방송법 틀 안에서 OTT를 방송의 한 개념으로 정의내릴 것이 아니라, OTT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근거로 규제체계를 잡아나가야 한다는 게 이 박사의 설명이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OTT를 방송으로 말하는 건 무리가 있다. OTT는 전기통신서비스, 콘텐츠, 방송 등일 수 있는데 이를 한 쪽 법에 넣으려는 것은 산업을 억제한다"며 "방송이냐 아니냐 논의에 앞서 방송이나 방송유사서비스의 법적 체계 정비가 우선이다. 그 이후 수평적 규제체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사업자의 등장 상황과 맞물린 규제 형평성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대체로 OTT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이르며, 오히려 기존 사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완화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규제를 강화하는 것만으로 상황 해결은 안 된다. 규제를 강화해서 피할 수 없는 대세를 막아낸 경우가 우리 역사에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것보다는 오히려 기존 사업자가 자유롭게 대응하게 할 때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기존 방송사업자나 통신사업자들이 도전하고 전환할 수 있는 힘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넷플릭스가 위협적인 이유는 한 번 돈을 내고 마음대로 콘텐츠를 본다는 것이고, 특징은 돈이 많은 사업자라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에 돈을 붓고 있지만 대부분의 넷플릭스 콘텐츠에 사람들은 사실 별로 흥미가 없다"며 "넷플릭스는 미국 콘텐츠에 거부감이 없는 영국과 호주를 휩쓸었지만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잘 안됐다. 일본은 자국 콘텐츠가 강하고, 동남아는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다. 잘만 하면 방어를 상당히 잘할 수 있는데 규제로 옭아매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한발 더 나아가 OTT에 대해 "아예 규제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수평적 규제체계 말하지만 미국도 수평규제가 아니다. 수직적 규제체계를 유지해도 규제를 안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규제할 게 없으니까 커뮤니케이션 법에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국내·외 기업 역차별 해소 위한 법이 발의되지만 집행력 거의 없다"며 "홈그라운드에서 심판이 우리나라 사업자에게 모래주머니 채워넣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공정경쟁과 이용자 권익 보호 차원의 규제는 논의할 가치가 있다는 일부 의견이 제시됐다. 이종관 박사는 "공정거래 관련 일반규제 부분이 필요하며 이용자 보호 관련 규제는 경제적 소비자 관점에서 이용자 보호약관이나 피해자 구제 부분이 필요하다. 해외사업자 역차별 우려도 크지 않다"며 "정부가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최소한의 수단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심의는 자율규제 심의 방식을 어떻게 OTT에 적용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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