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가 2회로 진입하면서 어느 정도 스토리의 틀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2회까지 본 소감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지의 발연기는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드림하이에서 수지의 연기력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에 노이즈 마케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청률은 다 그만그만하다. 아테나, 드림하이, 역전의 여왕 모두 10% 초반에 머물러 있다. 여기서 누가 먼저 승기를 잡느냐가 관건인데 아테나는 본격적인 스토리라인으로 들어갔음에도 특별한 이슈가 되지 않고 있으며, 엉성한 구성으로 오히려 몰입이 어렵다. 역전의 여왕은 이제 종영을 앞두고 있기에 시청률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 같고, 2월부터 방영되는 짝패가 시작될 쯤엔 드림하이로 시청률이 몰리지 않을까 싶다. (짝패의 스토리를 보니 짝패도 기대가 된다)

그렇다면 드림하이는 아테나와 역전의 여왕을 넘어설 무언가가 있어야 할 텐데 그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1. 춤과 노래로 말한다

대사는 필요 없다. 발연기도 필요 없다. 오직 승부를 볼 것은 춤과 노래이다. 이번 편 2PM의 우영이 춤을 추는 장면과 그것을 보고 택연이 따라 추는 것을 보았을 때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었다. 공부의 신에서 홍찬두가 춤을 출 때 대역을 썼던 것과는 달리, 드림하이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그냥 추던 대로 추기만 하면 된다. 물론 여기에 영상미까지 더해지면 한편의 뮤직비디오가 되는 것이다.

가창력도 문제없다. 3단고음으로 초절정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유가 김필숙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새우 초밥 인형을 쓰고 부른 노래는 립싱크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뚱뚱하게 나오지만 곧 특수분장이 사라지고 나면 아이유의 외모와 더불어 가창력이 더해져 충분히 이슈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수지의 발연기에 대해서는 아이돌 모두 같은 처지다. 캐릭터나 스토리가 가볍고 빈약한 면도 있기 때문에 대사와 표정 연기가 더 미숙해 보일 수 있다. 아이돌임을 감안하여 만든 스토리이고 캐릭터인 것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 모든 허술함을 덮을 수 있는 것은 노래와 춤이다. 드라마 스토리상 한편에도 수십 번의 노래하는 장면과 춤추는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것에 임펙트를 주게 될 것이다. 따라서 드림하이를 보고 가장 인상깊게 느끼는 것은 발연기가 아니라 우영의 춤과 아이유의 노래인 것이다.

2. 시청률 몰이, 팬들 나와!

드림하이가 캐스팅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테나를 보면 그 캐스팅에, 그 제작비에 그 정도 시청률이 나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에 비하면 드림하이는 결코 시청률이 저조한 편이 아니다. 또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팬들의 자존심상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다. 대대적인 무브먼트가 일어나 팬심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JYP의 모든 팬들이 동원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SM, YG팬들과의 마찰이 일어날 것이고, 안티팬들까지 동원되어 팬들의 전쟁이 날지도 모르겠다. 이미 댓글들을 보면 딱 봐도 안티팬 혹은 경쟁 아이돌 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일지도 모르겠지만, 팬들끼리의 전쟁에 도화선이 이미 불붙기 시작했고, 그것이 점화되어 퍼져나갈 때는 어떤 식으로든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욕하기 위해서는 드라마를 봐야 되기 때문에 시청률은 결국 오를 것이다.

3. 긴급조치 19호 vs 꽃보다 남자

드림하이의 스토리는 매우 빈약하다. 더불어 가볍고 단순하다. 아테나를 보는 시청층과는 뚜렷이 구분된다. 아테나를 보고 있으면 머리가 계속 긴장된다. 관계를 정리하고 반전을 예상하고 복선을 알아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드림하이를 보게 될 것이다. 단순한 스토리와 눈요기로 딱 좋은 드림하이는 아테나에 비해 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스토리가 빈약하고 약한데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도 많이 있다. 또한 캐스팅은 모두 아이돌로 채워져 있다. 소속사 사장까지 나왔으니 말 다했다. 여기서 두 가지 갈림길이 존재한다. 하나는 긴급조치 19호가 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꽃보다 남자가 되는 것이다. 긴급조치 19호는 서세원의 인맥으로 온갖 연예인들이 더 총출동했으며 스타발로 어떻게 해 보려 했지만 결국 말아먹고만 영화이다. 반면 스토리가 손발이 오그라들긴 마찬가지지만 꽃보다 남자는 대박을 치게 된다. 신드롬을 만들어내며 꽃남 멤버들은 한류의 주역이 되었다.

이 두 갈래길에서 꽃보다 남자로 가는 길은 손발이 오그라들어도 채널을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무언가에 있다. 꽃보다 남자는 비약적인 스토리 전개와 꽃미남들을 앞세워 그 간극을 넘어섰다. 하지만 긴급조치 19호는 욕만 바가지로 먹었다. 드림하이는 현재 2회 밖에 진행되진 않았지만,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을 잘 넘기고 있다. 아이돌의 귀여움이나 가창력, 춤 솜씨로 말이다. 코미디처럼 나오는 박진영도 볼 만한 요소이다. 게다가 러브라인도 꽤 볼만할 것 같다. 고혜미를 사이에 두고 진국과 송삼동의 삼각관계는 댄스 배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좀 더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꽃보다 남자와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발연기에 대한 논란은 수지가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연기는 하다보면 늘기 마련이고, 그 타겟이 수지가 되었을 뿐, 드림하이에 몰입하는 데 수지의 발연기는 결코 방해되지 않는다. 드림하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연기력에 있지 않고, 퍼포먼스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어떤 캐릭터의 어떤 다른 모습으로 춤과 노래를 보여줄까에 대한 기대감. 그것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드림하이는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기력은 다른 배우들이 충족시켜주고 있다. 김수현의 연기는 이미 정평이 나 있고, (제일 기대하는 남자 배우이기도 하다) 사채업자로 나오는 안길강이나 교사로 나오는 엄기준도 연기에 있어서는 그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간다. 그래서 수지의 발연기에 대한 논란은 드림하이의 시청률을 오히려 올려주는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한 것이다.

이미 동남아권에서는 드림하이가 이슈가 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에 있는 내 중국인 제자들은 이미 드림하이를 열심히 시청하고 있고, 그들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한국의 아이돌들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도 아이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 개인으로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이다. 이민호의 페이지에 글이 하나 올라오면 수천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다. 누가 좋아요와 댓글을 다냐하면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인들이다. 꽃보다 남자로 온라인 한류의 주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드림하이 역시 많은 아시아권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드림하이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새로운 시도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가 잘 되면 고착되었던 방송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 SM도 올해부터 영화와 드라마 진출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 말했기에 이쯤 되면 YG도 가만있지는 않을 것 같다. 아이돌로 다시 헤쳐모여 할 드라마의 판도가 익사이팅할 것 같기에 드림하이에 거는 기대도 크고, 흥미롭게 보고 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tvexciting.com 운영하고 있다. 바보상자 TV 속에서 창조적 가치를 찾아내고 픈 욕심이 있다. TV의 가치를 찾아라! TV익사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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