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영웅호걸이 요즘 착한 예능으로 변모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마련을 위해 음식을 하는 에피소드를 통해서 멤버들의 노력과 정성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고등학생들을 찾아가서 그들에게 조언이 될 만한 점들을 들어보고 찾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드디어 학생들의 일일수업이 시작되었는데요. 잘 나간 팀에서는 나르샤, 유인나, 아이유가 선생님으로 선택이 되었고 못 나간 팀에서는 가희, 서인영, 홍수아가 선택되었지요.

모든 수업들이 다 흥미로웠어요. 나르샤의 분량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다른 일일수업을 보자면요. 유인나는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학생들을 잘 준비시킨 것 같네요. 홍수아는 그녀 특유의 친근감으로 밝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서인영은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 강사 같더군요. 자신감도 있고 확신도 있었습니다. 아이유는 한 살 어림에도 불구하고 동생 같지 않게 차분하게 이야기보따리를 꺼냈습니다. 가수로서의 실력만큼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정말 수준급이더군요.

한 명이 빠졌지요? 바로 서일고 학생들이 최고라고 뽑은 가희의 일일강습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가희의 강습으로 한번 들어가 보도록 할까요?

일단 가희는 리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시작했습니다. ‘만약 10년 후에 나와 리지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성공 가능성이 클까?’라고 말하면서 리지의 성공가능성을 점쳤습니다. 리지는 자신보다 10년이나 일찍 시작했기에 아직 발전가능성이 많다는 것이지요. 참고로 말하자면 예전 모 인터뷰에서 가희가 애프터스쿨 중 가장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리지를 뽑은 것으로 기억납니다. 포인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는 거였지요. 자신은 가수가 되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상황으로 댄서로만 만족해야 했던 시절을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희의 중얼중얼거리는 특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어요. 영웅호걸과 애프터스쿨의 리얼 예능이었던 <플레이걸즈>를 보면 가희가 자주 "중얼중얼”거리는 게 목격되었습니다. 지난 레스토랑 에피소드에서 가희는 혼잣말을 자주했지요. 꼭 이게 이유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이해할 수도 있는 사연을 이야기하네요.

가수를 꿈꾸는 그녀에게 누가 "정말 노래 듣기 싫다"라고 말할 정도로 못 부른다고 지적했으며, 그것에 충격을 받은 가희는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합니다. 여기저기서 소리도 질러보고 남자 노래도 불러보고 여자 노래도 불러보고, 고음도 불러보고 저음도 불러보고... 결국 가희는 그게 버릇이 돼서 여기저기서 흥얼흥얼거리는 버릇이 생겼다고 하네요. 혹시 그게 가희의 혼잣말과 중얼거림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한 험난한 과정을 통해서 가희는 애프터스쿨의 리더로 데뷔하게 됩니다. 사실 강심장에서도 어느 정도 밝혀진 이야기이지만, 가희는 애프터스쿨의 멤버들을 뽑을 때 하나하나 직접 그 과정을 지켜봤고 많은 부분 개입도 했을 것 같습니다. 가희는 그러한 애프터스쿨을 가리켜 "피와 살과 같은 그룹"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많은 이들이 가희의 포스만 보고 가희가 군기만 잡는 무서운 언니라고 오해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플레이걸즈>를 조금만 봐도 가희가 멤버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특히 엄마미소를 지으면서 막내라인을 바라보는 장면이 상당히 많음에서 알 수 있지요.

한 학생이 질문을 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냐구요. 그러자 가희는 머뭇머뭇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방송에는 처음 공개된 그러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보아의 백댄서로 활동하던 시절, 큰 공연이 있었는데 하필 그 공연과 할아버지께서 위독한 상황이 된 것이지요. 스케쥴을 빼고 할아버지께 가보려고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냥 공연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자신이 빠질 수 없는 상황이기에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가희는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고, 그 때 자책감과 자괴감이 들면서 ‘내가 이것을 꼭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가희는 참아 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가희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를 보내놓고도 이렇게 포기하면, 할아버지 보기에도 안 좋겠다"라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동기가 되어서 가희는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지요. 가희는 학생들에게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하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희는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가수들 이 모두 노래에 재능이 있다고는 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노력해서 나아질 수는 있습니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노력과 그 결과에 대해서 좋게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아마 가희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재능도 재능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달성하는 데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는 그 말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10년 후면 리지가 자신을 넘을 것이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구요.

가희를 한번 다시 돌아보게 해준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가희가 한참 잘나가다가 몇 번의 실수와 네티즌들의 지나친 몰아가기 때문에 무슨 말만 하면 비난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지요. 그런 폭풍 후에 가희는 상당히 주눅이 들어있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 에피소드로 가희가 성숙하면서도 진솔한 모습으로 학생들에게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다시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여태껏 가희에게 가식적인 면은 없었지만, 지나치게 감정 표현에 솔직했기에 구설수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싫으면 싫은 게 금방 표시가 나고, 슬프면 슬픈 게 그냥 표시가 나며 기쁘면 기쁜 게 드러나는... 그게 가희의 모습이 아닌가 싶네요.

가희의 일일수업과 그녀의 진솔함에 시청자들도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며, 가희에 대해서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말대로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라고, 또 맏언니로서 10년 후 더 발전된 멤버들이 될 수 있게 가희가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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