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에는 이경실과 송은이가 출연했습니다. 런닝맨에서 지켜봤던 두 가지 포인트가 있었는데 하나는 리지의 발전과 또 하나는 김종국의 조율이었습니다. 물론 맨 마지막 숨바꼭질에서는 너무 쉽게 게임이 끝나 싱겁긴 했지만 다른 여러 면에서는 발전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점과 관련해서 몇 마디를 적어보겠습니다.

늘어난 리지의 분량

런닝맨 고정팬은 어떻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병풍보다는 분량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어제 리지의 분량을 뽑는 과정이 억지스럽다거나 제작진이 특별히 마련해준 케이스가 아니고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더 좋았습니다.

리지가 분량을 뽑아야 한다는 전제와 관련한 몇 가지 제안 중에는
1) 악착같이 덤벼야 한다
2) 송지효와 함께 해야 한다
3) 김종국과 함께 해야 한다

정도가 있었습니다. 김종국과는 굳이 함께 한 것 같지는 않지만 사실상 어제 분량을 보면 여러 면에서 노력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뒤에서 따라왔을 리지였지만, 파란팀의 물건을 슬쩍하려던 유재석 팀에 악착같이 따라붙어서 재활용품을 지켜내기 위해서 힘썼죠. 결국엔 김종국이 따라와서 자신들의 재활용품을 지켜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을 리지가 잘 해낸 것이지요.

두 번째는 빨간팀이 남겨 놓은 바구니를 30층에서 발견했을 때의 일이었는데요. 그 때 리지는 재빨리 바구니를 30층에 내려놓는 그러한 일을 벌입니다. 만약 나중에 이경실이 재활용품을 배치하는 FD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리지는 승리의 견인차가 될 수가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또한 나중에 유재석을 만나자 유재석의 밥통을 빼앗으려는 열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무서운 이경실의 포스에 눌려서 결국 뒷걸음질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지가 노력하는 모습은 볼 수 있었습니다. 리지의 분량이 대박 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바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심장박동수 게임에서는 그 안에서 가장 친해 보이는 김종국을 선택했더라구요. 가장 심장박동수가 낮은 김종국...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노력은 해보겠다, 이런 수가 아니었을까요? 아마 리지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사람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요. 방송을 보면 리지는 김종국을 가장 편하게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요. 마치 큰오빠와 막내동생 같은 느낌....?

자기 무덤도 팠지만 그래도 김종국을 상대로 분량을 뽑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성에게는 유난이 약한 김종국에게 막내 동생의 권한(?)으로 "참 말 많다"라고 야자타임을 하기도 하고 이경실, 송은이같은 큰 언니들과 함께 김종국을 놀려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송지효와 함께 합동공격을 했는데 이마저도 좋은 발전인 것 같습니다. 송지효와 리지의 자매관계 역시 강해진 느낌을 받았고요.

결국 세 가지 요건
1) 게임에서 더 악착스러워져야 한다
2) 김종국과의 관계를 잘 살려야 한다 (큰 오빠에게 까부는 막내동생)
3) 송지효와의 관계가 발전해야 한다 (든든한 지원자 및 자매라인)

이 세 가지 면에서 눈에 띄게는 발전하지 않았지만 일단 발전의 한 발을 내디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김종국을 잡는 게스트가 등장했다

두 에피소드 연속으로 김종국을 제압할 수 있는 막강한 선배님들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김종국은 게임에서 "능력자" 및 "스파르타국스"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솔직히 시청자 입장에서는 김종국에게 너무 주눅 들어 있는 게 좋지만은 않았던 분들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김종국이 정말 예의 없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경우 설정이고 웃자고 하는 예능이긴 하지만, 다들 김종국이라면 어떻게 할 수 없는 단편적인 면에 김종국 자신도 피해를 보고, 멤버들도 눈치를 보는 입장이긴 했지요.

하지만 그랬던 김종국이 지난 번 심형래 에피소드부터는 철저히 바뀌게 됩니다. 아무리 건장하고 힘 좋은 김종국이지만 전설의 영구형님 심형래 앞에서는 죽도로 맞아야 하는, 그러한 덩치 큰 동생에 불과했습니다. 죽도를 가지고 다른 멤버들을 공격했을 그림을 그려왔던 김종국이 심형래에게 머리를 맞는 그 과정은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김종국도 누군가에게는 철저히 약자가 되어 꼼짝 못하는 장면... "무법자" 김종국의 이미지를 벗어 김종국 역시도 꼼짝 못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먹고 먹히는 관계를 선물함으로써 재미를 주었을 것입니다.

이번에 이경실 에피소드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무서운 게 없는 김종국이지만 경실누님의 한마디에 싹 제압되고 정리가 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는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게스트를 항상 모실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게스트들 중에서 김종국이 정말 무서워할 게스트는 몇 안 되며, 대부분의 게스트는 데뷔 16년차 김종국 앞에서는 나이로나 경력으로나 힘으로나 밀리는 그러한 케이스거든요.

그래서 생각해 본 점은 좀 기센 여자 게스트들을 부르는 것이나 아니면 자체 내에서 김종국을 잡을 만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김종국은 여자에게 약한 편이고 실제로 여자를 겁을 줄 수도 없잖아요.

일단 송지효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러브라인은 개리와의 것이기에 러브라인으로 굳이 엮일 이유도 없고, 실제로 김종국을 "종국이 형"이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니까요. 또한 막내 리지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도 러브라인의 생성이 전혀 걱정이 없고, 철없는 막내동생처럼 오빠를 갈구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현재의 런닝맨에서 김종국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김종국의 힘이나 영향력 조율도 상당히 중요하기에 올해에는 이 점이 어떻게 컨트롤이 될까도 지켜볼 만한 관건이라 생각됩니다.

지난주 에피소드는 상당히 좋은 즉 런닝맨의 두 가지 발전요소를 엿볼 수 있는 그러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앞으로도 리지의 활약을 더 기대하며 고정으로도 안착해서 존재감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또한 "김종국도 당한다"는 새로운 컨셉을 잘 활용한다면, 단편적이 될 수 있는 런닝맨에 다른 면을 부각시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2010년에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런닝맨이 되었으면 하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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