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언론이 좌파에 장악됐다'며 언론보도를 문제삼는 가운데, 한국당을 향한 주요 보수매체들의 작심 비판이 나온다.

28일 조선·중앙·동아일보는 기사와 사설을 통해 일제히 한국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 여성당원 행사에서 나온 '엉덩이춤' 논란, 황 대표의 외국인 노동자 차등 임금 발언과 아들 '스펙' 관련 발언 등에 대한 작심 비판이다. 황 대표는 어제(27일) 여성 당원 '엉덩이춤' 논란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이 일자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있다"며 '언론 탓'을 하고 나선 바 있다.

6월 28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공감능력도, 시대감각도 뒤처지는 한국당>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동아일보는 "행사 직후 황 대표는 '전 이런 걸 보면서 한국당의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장기자랑 전체에 대한 총평이긴 하지만 해당 퍼포먼스가 얼마나 민망하게 보일지에 대한 감수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최근 황 대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차별화된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스펙이 없이도 대기업에 취업한 사례로 자신의 아들을 들어 구설에 올랐다. 정치 지도자의 필수 자질인 공감능력에 의문이 들게 한다"고 썼다.

이어 동아일보는 "앞서 한국당은 일부 의원을 비롯해 원내대표와 대변인까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며 "엉덩이춤 퍼포먼스는 한국당의 당원들도 당 지도부도 미투운동 이후 변하는 사회의 감수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어찌 보면 막말보다 더 심각한 한국당 전반의 뒤처진 시대감각을 드러내는 것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6월 28일자 중앙일보 사설(왼쪽)과 조선일보 기사(오른쪽).

중앙일보도 같은 날 <자유한국당 지금 바지 내리고 엉덩이춤이나 출 때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어 한국당 비판에 나섰다. 중앙일보는 "이런 불썽사납고 낯 뜨거운 춤을 춘다고 여성 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툭하면 터져나오는 황교안 대표의 말 실수를 포함해 이런 모든 것들은 기득권에 안주해 온 '웰빙 보수 여당'의 안이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한국당에 지금 필요한 건 엉덩이춤으로 노이즈마케팅에 나서는 게 아니다. 투철한 현실 인식과 치열한 자기 혁신, 변화와 쇄신의 대수술"이라며 "기득권을 전부 내려놓고 이념과 노선, 인물을 모두 바꾼다는 각오로 나서여 출구가 열린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좌파에 장악돼서…" 한국당의 언론 탓>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언론을 탓한 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연일 언론의 보도 방향을 문제 삼으면서 '언론 탓'을 하고 있다"며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좋은 메시를 내놓으면 하나도 보도가 안 되고, 실수를 하면 크게 보도된다"(황교안 대표), "(언론이)진짜 주요한 건 보도하지 않는다. (정부가)언론을 완전 장악했다"(나경원 원내대표), "여기 거의 민주당 출입기자들이냐. 민주당 출입기자가 들어오니까 기사가 좋게 나올 수가 없다. 이거 참 문제"(장제원 의원) 등 한국당 의원들의 발언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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