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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탐사대’에서 조명한 성범죄 실태와 한국당 여성당원 행사 논란성인지 감수성의 시대, 성범죄 범인 잡아도 처벌할 법이 없다?
장영 기자 | 승인 2019.06.27 11:07

혼자 있는 여성 앞에서 변태적인 성행위를 하던 남성이 힘들게 잡혔다. 하지만 경찰이 이 남성에게 죄목으로 삼은 것은 '주거침입'이 전부였다. 여성 혼자 봤기 때문에 공연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경찰 측의 입장이다. 

성인지 감수성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최우선 되어야 할 가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젠더 감수성'에 대한 외침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고 공론화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투 운동'과 함께 혼란과 충돌이 반복되며 이제 '성인지 감수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

MBC <실화탐사대>에서 방송된 내용을 보면 여전히 수사기관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최종 판결을 내리는 판사까지 이어지는 사법기관은 여전히 '성인지 감수성'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도 이해할 수 없는 수사와 판결로 범죄자가 결국 승리하는 경우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MBC <실화탐사대>

30대 남성이 1층에 사는 여성 앞에서 변태 성행위를 했다. 한 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이어진 이 행위를 해당 여성도 우연히 발견하게 되며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플래시로 특정 부위를 비추며 행위를 보란 듯이 하는 이 남성의 행동에 경악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다. 

커튼을 친 여성은 즉시 남편과 딸에게 연락했고, 뒤이어 경찰이 도착했지만 그들은 피해자를 오히려 기겁하게 만들었다. CCTV 영상만 확인한 채 문제의 장소로 가보지도 않고 돌아갔기 때문이다. 경찰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돌아간 이유는 이런 변태 성행위자는 자신의 만족에만 집착하지 공격 성향은 없으니 상관없다는 것이다.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남편과 딸이 직접 변태 성욕자를 잡기 위해 밤마다 나서는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딸은 그동안 CCTV에 담긴 영상을 분석해 범인을 잡기 위한 방법을 메모하기까지 했다. 경찰이 외면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범인은 잡혔다. 30대 초반의 출판사 직원이었다. 평범한 이 남성은 우연히 1층에 사는 이 여성을 보고 욕망이 끌어 올라 그런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특별하지 않은 사건으로 치부하며 주거침입으로 구속 신청을 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단순한 주거침입이 아니라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행동도 확인되었다. 유리창 하나를 두고 위협에 떤 여성의 상황을 외면한 채 그저 공연법에 적용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경찰의 반응에 피해자는 분노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MBC <실화탐사대>

경찰은 청원글을 내려달라고 하루에도 수십 번 전화를 했다. 사건에 대해서는 시큰둥하던 경찰의 태도가 급변한 것이다. 그저 자신들의 안위에만 급급해하는 경찰의 행동으로 인해 시민들은 불안하다. 경찰에 대해 비판적인 상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제공했다.

피해 여성이 피해를 본 것은 '수치심' 외에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하는 경찰 관계자의 인터뷰 장면은 경악할 수준이다. 그게 단순히 수치심으로 끝날 일인가? 국회가 법 개정을 하지 않고 있어 생기는 문제를 경찰에게 전가할 수는 없다. 80일이 넘도록 이어진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인해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법이 있어도 이런 식의 생각을 가진 경찰이라면 제대로 수사가 가능할까하는 의문이다. 만약 자신의 딸이나 아내가 지속적으로 이런 위협을 받았어도 그저 단순히 '수치심'을 받은 것 가지고 호들갑이냐고 할 수 있을까? 성인지 감수성이 제로라는 것이 이 사건의 문제였다.

만약 성인지 감수성이 존재했다면 그렇게 쉽게 사건을 취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보다 면밀하게 조사를 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노력부터 했을 것이다. 인터뷰 내내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의 편에 선 듯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대단할 것도 없는 사건을 피해자가 키운다는 식의 태도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MBC 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이런 상황에 여성당원 행사 자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속옷 퍼포먼스를 펼친 자유한국당은 경악할 집단이 아닐 수 없다. 자유한국당 소속 장제원 의원이 SNS에 이 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바로 남길 정도다. 

국민을 대신해 국회에 들어온 자들이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석 달이 되어가도록 국회를 방치하고 아집만 내세우고 있는 이들. 국회 정상화를 선언하고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걷어찬 채 그들이 한 것은 여성당원 행사를 열고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모한 욕심인지 드러난다. 이런 자들이 법을 만들고 개정하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성인지 감수성 중요한 화두가 되는 현실에서 이들이 보이는 행태는 경악할 일이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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