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 19.4%를 사들여 3대 주주가 됐다.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청와대가 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지분 매입을 승인 또는 암묵적 승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25일 오전 포스코가 회사에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도했다고 통보했다. 서울신문 사원들은 물론 경영진까지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의 인수합병 작업은 분명 여기서 끝이 아닐 것"이라며 "건설사가 채 20%도 안 되는 언론사의 지분만 갖고자 자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기획재정부(30.49%)나 우리사주조합(29.01%), KBS(8.08%) 등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끝내는 경영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서울신문의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청와대의 승인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최소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사에 대해 청와대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이다. 이번에 호반걸설에 넘어간 지분은 정부가 우리 회사를 민영화하면서 국민의 주식을 당시 국민 기업인 포스코에 맡겨 둔 것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청와대는 앞에서는 서울신문 독립을 추진하자면서 뒤로는 손쉬운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하고 손을 털겠다는 의도인가"라며 "건설사가 아무도 모르게 언론사 지분을 사들이는 게 정부가 생각하는 언론 독립인가. 진짜 몰랐다면 레임덕이 아니고 무언가. 문재인 정권은 대체 언론 미디어 정책이 있기나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현 정권과 친하다면서 포스코가 일방 통보를 해올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던 경영진의 한심함은 더 말할 것도 없다"며 "서울신문 구성원들에 의한, 서울신문 구성원들을 위한 독립 추진은 현 고광헌 사장의 약속이자 기획재정부 곧 정권의 약속이다. 우리가 모르고 우리가 원치 않는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이 구성원들의 뜻과 무관한 공격적 M&A을 이어간다면 서울신문에 어떤 혼란이 생길지는 불 보듯 뻔하다. 돈 몇 푼에 독립 언론 투쟁 30년의 자존심을 팔아치울 정도로 서울신문 구성원들의 됨됨이는 천박하지 않다"며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서울신문에 큰 폭풍이 불어올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 노조와 사주조합은 그 폭풍의 한가운데서 서울신문이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뿌리 깊은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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