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 J>가 1주년을 맞았다. 작년 6월 17일에 첫 방송 이후 총 48회를 방송했다. 거의 결방 없이 이어온 것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가 무사히 일 년을 맞은 것은 축하할 일이면서 동시에 우울한 일이기도 하다. 자기비판에 인색한 언론의 속성을 깨고 자사 비판에도 열의를 보인 정직과 성실에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그럼에도 한국 언론의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씁쓸한 일이다.

또 누군가에게는 몹시도 불편한 일 년이기도 할 것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대해 불쾌한 반응이 없지 않았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은 그런 비판도 빠짐없이 다루며 ‘반사’의 날카로운 고통으로 돌려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대해서 아예 입을 닫아버리고 외면하고자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건드려봐야 남는 것 없다는 판단 때문일 거라 짐작케 한다.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J>

지난주 방송은 종이신문들로서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었음에도 이를 반박하거나 변명하는 기사가 없었다. 신문사들의 놀라울 정도의 침묵 역시 단순하게 해석할 일은 아니다. 이런 무반응의 반응이 반성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는 우울한 짐작이 앞서게 된다. 자연스럽게 <저널리즘 토크쇼 J>의 1년, 마흔여덟 번의 미디어비평에도 한국 언론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을 꺼내게 된다.

어쩌면 한국 언론은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저널리즘 토크쇼 J> MC 정세진 아나운서가 매주 방송을 마치면서 하는 “언론의 관행은 여러분이 바꿀 수 있다”는 말은 그래서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바뀌지 않았어도 시청자 변화에는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생산자는 결국 소비자를 이길 수 없다는 진리(?)에 기대를 걸게 된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TV 외에도 유튜브, 페이스북, POOQ 등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서 방송 중에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들 반응을 읽는 재미 또한 작지 않다. 또한 녹화 직후에는 <J 라이브>라고 본방에 대한 프리뷰 형식의 방송도 서비스한다. 그리고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포털 다음에 공식 카페도 만들어 시청자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한마디로 이렇게 친절한 공영방송 프로그램은 전에 없었다라고 할 수 있다.

댓글이 두렵거나 혹은 성가셔 시청자 게시판도 만들지 않는 프로그램들도 있는 판국에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시청자와의 소통에 거리낌이 없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시청자에 대한 애정은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비평이라는 본분에 충실하면 할수록 적만 만드는 것이 <저널리즘 토크쇼 J>이고 보면 믿을 것은 시청자밖에 없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필연적으로 친시청자 경향을 가질 수밖에 없다.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J>

<저널리즘 토크쇼 J>로 인한 변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KBS 기자들이 자발적인 나서 라디오와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의 탄생이다. 이 방송 또한 미디어비평을 주로 한다. 이들은 지난 파업을 통해서 진정한 KBS의 변화를 위해 노력을 도모했다고 하지만 <저널리즘 토크쇼 J>와 떼놓고 보기는 어렵다. <저널리즘 토크쇼 J>나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이나 다른 방송에는 없는 소통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KBS가 소통을 한다는 것이 글 한 줄로는 별거 아니지만 사실은 충격적인 변화이다.

시청자가 변하고, 기자들 일부라도 변화하기 시작했다면 <저널리즘 토크쇼 J> 일 년의 가치는 충분하다. 여전히 세계 최하위의 신뢰도를 보이는 황폐한 언론 환경이지만 그 작은 변화라도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는 크다. 이런 정도라도 <저널리즘 토크쇼 J>을 축하하고 또 기뻐할 충분한 이유는 될 것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간단히 1주년을 언급하고 말았지만 지난 일 년 방송에 이만한 사건은 없었다. 다행한 일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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