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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 신선한 주역에 흥미진진 캐릭터들의 향연, 생동감은 덤[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9.06.16 22:20

보좌관? 보안관도 아니고, 익숙한 직명인데 드라마 제목이 되니 낯설다. 그건 그 직명이 늘  ㅇㅇㅇ 의원의 보좌관처럼 누군가의 종속변수로 자리매김되었던 존재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의 부분으로 혹은 누군가의 그림자로 있는 듯 없는 듯 여겨졌던 '보좌관'이 수식어를 떼고 '주인공'이 되어 돌아왔다. 6월 14일부터 방영한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라이프 온 마스> 이대길 작가의 진검승부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tvN <싸우자 귀신아>에 이어 원작 영드를 앞섰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OCN <라이프 온 마스>의 이대일 작가. <추노>로 사극액션 드라마의 한 획을 긋고, <동네의 영웅>, <미스 함무라비> 등을 통해 신선한 소재의 사회비판적 시각을 가진 연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곽정환 피디의 만남.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보좌관>은 기대작이다. 거기에 모처럼 드라마에 돌아온 이정재가 야심만만한 보좌관 장태준으로 중심을 잡고, 김갑수, 김홍파, 정진영, 정웅인 등 다양한 색채의 조연진이 포진되었다. 

그럼에도 과연 번안극이었던 <라이프 온 마스>의 이대일 작가가 새로운 장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 보좌관을 중심으로 하여 풀어내는 '정치' 이야기를 제대로 써낼 수 있을까라는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1회, 차기총선 공천 유력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유능한 보좌관 장태준을 통해 여당 대표 자리를 놓고 벌이는 두 의원 송희섭(김갑수 분)과 조갑영(김홍파 분)의 총성 없는 전쟁을 긴장감 넘치게 풀어내며, 역시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는 정의를 증명해낸다. 

보좌관이 된 장태준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정치 지망생이었던 아버지. 하지만 아버지의 꿈은 집안을 기울게 만들었을 뿐이다. 짐만 될 뿐인 가족, 그저 믿을 거라곤 자신의 머리, 그래서 들어간 경찰대.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권력과 불의에 장태준은 다른 길을 선택한다. 그렇게 시작된 초선 의원 이성민(정진영 분)의 보좌관 생활. 그러나 정의로우나 욕심이 없는 무소속 초선 의원의 보좌관 처지는 야심을 가진 장태준이 뛰어놀기엔 너무 좁은 어항이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다음 정착지는 대한당 4선 의원 송희섭. <보좌관> 1회는 그렇게 장태준이란 말을 타고 대표 자리를 향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리는 송-장 파트너십의 묘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말이 파트너지, 얼굴 마담은 송희섭이지만 그 뒤의 모든 일은 장태준의 것이다. 야당 대표 자리를 장태준으로 인해 송희섭에게 넘긴 조갑영은 국정감사를 통해 다시 한번 공격을 준비한다. 준비가 무색하게 파행된 국감 현장,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해야' 한다는 장태준답게 기지로 송희섭을 파업 현장으로 밀어 넣고, 그걸 빌미로 파행된 국감을 재개시킨다. 그렇게 다시 한번 유능한 보좌관 장태준의 면모를 증명하며 <보좌관>의 서막은 마무리된다. 

전문직 드라마로서의 <보좌관>

JTBC 새 금토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무엇보다 <보좌관>의 매력은 드라마에서 그동안 늘 '조역'의 자리에 머물렀던 보좌관이란 직업인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정치의 주역 국회의원 300명 뒤에 포진한 2700명 보좌관들의 일하는 모습을 조망하며, '전문직으로서의 보좌관'을 드라마는 박진감 넘치면서도 실감나게 그려내며 새로운 전문 분야를 설득해 낸다. 

또한 보좌관이란 신선한 주역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흥미진진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보좌관>의 진짜 볼거리이다. 몰락한 집안에서 자신의 머리 하나만 믿고 경찰대에 이어 보좌관이 된 장태준이란 입지전적 인물의 정의와 부도덕을 오가는 갈등은, 그간 선악의 정형화된 캐릭터에 싫증난 드라마 팬들의 환호를 불러올 만하다. 

어디 그뿐인가. 배우 신민아에게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발탁한 조갑영에게 물 먹이는 일쯤이야 얼마든지’라는 대한당 비례대표 초선의원인 변호사 강선영는 두고두고 기억될 대표 캐릭터가 아닐까. 강선영만이 아니다. 전직 언론인 출신의 ‘코피쯤이야 다시 닦고 일하면 그뿐’이라는 윤혜원(이엘리야 분), 신참 인턴 강도경(김동준 분)에 동료인지 적군인지 아군인지 선을 오가는 오원식(정웅인 분), 고석만(임원희 분), 김형도 (이철민 분) 등의 보좌관 캐릭터에, 언제든 말을 갈아탈 준비가 되어 있는 송희섭과 조갑영 등 노회한 정치꾼들의 모습은 화룡점정이 되어 현실 정치의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미드처럼 10부작으로 종결되는 <보좌관>은 시즌제를 예고하고 있다. 1회 4.375%, 2회 4.545% 시청률 상승세는 물론, 시청자들의 호의적 반응으로 볼 때 시즌제를 선언한 드라마의 미래가 밝다. 현장의 정치를 현실에서 일하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그려내고자 하는 <보좌관>, 이 새로운 시도가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드라마의 활력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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