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MBC 연예대상의 대상은 무한도전/놀라와의 유재석이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KBS는 이경규, MBC는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했는데요. 남은 SBS에서는 과연 누가 대상을 수상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이번 MBC의 연예대상을 보면서 시종일관 불편함을 느꼈는데요. 과도한 간접광고에 졸속 진행, 다수의 불참자, 후보선정 논란, 눈을 아프게 만드는 화려한 영상과 미흡한 진행까지... 정말 이번 MBC의 연예대상은 여러 가지로 최악의 연말 시상식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눈살 찌푸리게 만드는 과도한 간접광고

정말 이처럼 노골적인 간접광고를 하는 연말 시상식은 처음 본 것 같은데요. 아예 처음부터 자막으로 이 방송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다고 명시하더니,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로 과도한 간접광고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MBC 연예대상은 삼성과 SK의 합작품이었는데요. 삼성의 갤럭시 탭, 네이트의 싸이월드 공감과 미니홈피까지 정말 보는 내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골적이었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진행은 갤럭시 탭으로 이루어졌는데요. MBC 프로그램 소개와 엽기 시상상 발표 등을 할 때 진행자가 갤럭시 탭을 들고 나오고, 베스트 프로그램 중간 결과 발표 때는 아예 갤럭시 탭의 작동법까지 자랑하듯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갤럭시 탭 CF 패러디에 틈만 나면 갤럭시 탭을 노출시키면서 간접광고를 서슴지 않았었죠.

또한 싸이월드 공감 홍보를 위해 이번 MBC 연예대상의 투표는 네이트의 싸이월드에서 이루어졌는데요. 뿐만 아니라 패러디 CF에서도 '연예공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편집 영상에서도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등 시상식 내내 삼성과 SK의 간접광고로 도배가 된 채 방영이 되었습니다.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썰렁하고 산만했던 시상식

이번 MBC 연예대상은 레드카펫을 깔고 색감 있는 무대 영상을 준비하면서 겉은 정말 화려해보였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속은 썰렁하고 산만하기만 했던 안타까웠던 시상식이었습니다. 무대와 영상이 모두 색감이 화려해서, 시상식의 밝고 편한 분위기 보다는 어둡고 정신없는 분위기가 많이 연출되었는데요. 다소 시상식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아, 뭔가 좀 어색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레드카펫은 정말 썰렁했는데요. 레드카펫하면 보통 스타의 등장에 열광하는 팬들과 스타들의 드레스 사진을 찍기 위한 기자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연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MBC 연예대상의 레드카펫의 경우, 무슨 스태프나 지나가는 사람 불러다 놓은 것처럼 초라한 팬들과 몇 명 보이지 않는 기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참석하는 스타들도 몇 명 되지 않았는데요. 그냥 생색내려다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시상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준호, 정용화, 조권, 이휘재, 정수정, 김신영 등 수상자 혹은 후보자들 중에서도 불참자가 속출하고, 시간 내서 참여한 아이돌의 경우에도 잠깐 자리를 지키다가 이내 SBS 가요대전 출연을 위해 금방 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뿐만 아니라 개그야 등의 폐지로 정통 코미디를 하는 개그맨들이 전혀 참석을 하지 못해 더욱 그 수가 초라하고 썰렁해 보였습니다.

또한 진행 또한 너무 미흡했는데요. 진행하는 동안 계속 시간에 쫓겨 대충 넘어감에 따라, 시상식만의 그 떨림 긴장감 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수상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이나, MC나 모두 할 말도 제대로 못한 채 다음으로 넘기기 일쑤였는데요. 베스트 프로그램 수상 발표는 준비했던 등장만 화려하게 하고, 발표는 아예 급히 영상으로 바로 공개를 해버리기도 했습니다.

보통 수상 발표는 음악이나 뜸을 들이는 시간 차 공개 등으로 발표에 대한 긴장감을 느끼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요. 그런 여유를 전혀 가지지 못하고 빨리 진행한다고 정신이 없다보니,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그런 졸속 진행이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후보선정 논란과 맥 빠진 대상 발표까지

게다가 이번 MBC 연예대상은 신인상 후보선정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MBC는 홍보국 트위터 MBCnest를 통해서 시상식 당일 후보명단을 공개했다가 다시 변경을 했습니다. 변경이 된 부분은 신인상 후보와 베스트커플상 후보였는데요. 특히 이중에서 신인상 남자 버라이어티 부문이 쌈디, 닉쿤, 정용화, 이기광에서 쌈디, 닉쿤, 조권, 유상엽으로 바뀜에 따라, 그 이유에 대해서 이기광과 정용화의 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습니다.

이에 MBCnest 트위터 담당자는 자신의 부주의로 김나영의 팬카페 글을 보고 의심 없이 올렸다며 해명을 했는데요. 하지만 팬들은 어떻게 공식적인 글을 특정 연예인 팬카페에서 보고 올리냐고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뜨거운 형제들에 5회 정도 까메오로 출연했던 유상엽이 이기광과 정용화를 대신하여 후보로 올라간 것을 두고, MBC 공채 챙겨주기 아니냐며 후보선정 기준을 알려달라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MBC 연예대상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최악이었던 것은 바로 대상 발표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상 발표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만큼 뜸도 들이며 긴장감도 주고, 후보로 예상되는 사람들 인터뷰를 통해서 경쟁심도 부추기는 등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요. 시상자로 나온 황희만 부사장이 제대로 사고를 치게 됩니다.

황희만 부사장은 대상 발표 음악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대상 수상자로 유재석의 이름을 불러버렸는데요. 깜짝 놀란 이경실이 급수습을 하면서 못 들은 척하고 다시 발표하자고 하지만, 이미 결과를 들어버린 유재석은 어색해 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이번 MBC의 연예대상은 역대 연말 시상식 중에서 가장 최악의 시상식이 된 것 같은데요. 상업방송으로 생각될 만큼 과도한 간접광고와 미숙한 진행, 후보자 선정 논란에 맥 빠진 대상 발표까지... 어쩌다 MBC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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