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명박 정부는 이후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한반도 대운하'를 포기하는 대신 '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사업')을 강행한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였던 4대강 사업은 '4대강 살리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유역을 초토화시켰고 강의 수질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을 두고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스틸컷

하지만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황폐화된 '4대강 재앙'을 책임지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 앞 다투어 4대강 사업 ‘전도사’ 역할을 자청했던 이들이 어느 순간 자신들의 행적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오마이뉴스를 통해 4대강 사업의 현황, 문제점을 취재해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4대강을 망치는 데 일조한 주범, 공범, 부역자들을 차례대로 만나고, 이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한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 수상작이기도 한 영화 <삽질>의 카메라가 만나러간 4대강 부역자들은 하나같이 도망가거나 질문에 답을 회피하는 반응을 보인다.

국민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임기 내 강행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있었고, 한시도 대운하를 포기한 적이 없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한 것 또한 사실은 그들의 원래 꿈인 대운하를 염두에 둔, ‘눈 가리고 아웅’ 식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스틸컷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 사업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은밀하게 진행되어야 했다. 그리하여 이명박 정부 시절 시작된 언론 장악과 함께 4대강 사업의 진실은 베일 속에 감춰졌다. 그 사이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가 4대강 사업비로 낭비되었고, 4대강의 생태계는 점점 파괴된 채 사람들의 탄식을 불러일으킨다.

질문에 도망가기 바쁜 4대강 사업 부역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하나둘씩 파헤치고자 하는 영화 <삽질>은 말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4대강의 진실은 빙산의 일각일 뿐임을. 인간의 탐욕으로 강은 계속 죽어가고 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고 나서는 이 없는 현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4대강 관련 다큐멘터리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한 첫 다큐멘터리로 기억될 <삽질>은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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