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 자회사 노조 협의회가 MBC에 중장기 매체 전략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MBC가 개별 자회사들과 사업 영역, 인력 등을 조정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 같은 협상이 자회사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다.

전국언론노조 MBC 자회사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어 "본사는 콘텐츠 제작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내부적인 노력을 선행하고 이에 맞추어 제작과 유통의 역할을 맡은 자회사와의 유기적인 협업 체제를 만들어야만 지금의 방송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며 "본사는 중장기 매체 전략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자회사협의회를 비롯해 그룹 내 모든 제 주체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 상생의 길을 찾아야만 한다"고 했다.

MBC 상암 사옥 (사진=MBC)

이들이 MBC 본사에 중장기 매체 전략 공개를 요구한 까닭은 현재 진행 중인 MBC와 개별 자회사 간 협상이 자회사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언론노조 MBC 자회사협의회는 "현재 iMBC는 사업 영역 조정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MBC C&I도 본사 중계부 인력에 대한 협의가 시작되었다"며 "MBC 플러스는 드라마 상생 펀드 관련 SPC(특수목적법인)를 세워 본사의 경비를 자회사로 이전하고 있고, MBC 아트는 합리적인 미술용역 거래기준 및 고정비 현실화 등이 마련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적자가 심하고 그 폭도 늘어만 간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앞서 언론노조 iMBC지부는 지난 4월 30일 성명을 내어 본사와 iMBC가 진행중인 사업 영역 조정 협상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MBC가 iMBC의 주요 사업인 콘텐츠 유통사업권을 사업 영역 조정 협상을 통해 회수해 가려 하면서 iMBC의 생존권과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노조 MBC 자회사협의회는 "본사가 살기 위해 자회사의 사업권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회수해 간다 한들 수 천억원의 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되지 못한다"며 MBC에 중장기 매체 전략 공개와 매체전략실 공개 면담을 제안했다.

이어 이들은 "미래 비전도 세워놓지 않고 개별 자회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 우리는 생존권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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