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나 5회는 납치된 대통령의 외동딸 조수영 구출작전의 화려한 액션신이 압권을 이뤘다. 특히나 자동소총에 나무 창살이 부서지면서 테러범들이 죽는 모습은 마침 실루엣처리까지 신경 쓰면서 아름답기까지 했다. 아름다운 살인이라는 말을 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액션수애라 불러달라던 수애의 연이은 액션신은 정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나 여러 명의 테러범들을 무참히 살해하고는 시계에서 강철 줄을 뽑아내 마지막 한 명을 목을 졸라 처치하는 장면은 수애의 캐릭터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준 대단히 강렬한 신이었다.

특히나 그렇게 빠르고 민첩하게 살인을 하면서도 호흡도, 표정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냉혹한 설정이 기존 수애의 이미지의 연장되어 잘 어울리는 듯하다. 성급한 기대가 될지 모르겠지만 수애의 액션을 보면서 와호장룡에서의 장쯔이같이 한국에서도 아름다운 액션을 소화해낼 배우에 대한 희망을 잠시 갖게도 했다. 비록 차승원과 추성훈처럼 리얼 액션은 아니었지만 여자인 점을 감안한 스피드와 정확도를 부각시킨 적절한 액션 제작이었다.

그러나 수애의 액션과 기타 흠잡을 데 없이 화려하고 리얼한 구출작전의 스펙타클한 액션을 모두 허사로 돌려버린 것이 있다. 바로 대통령 딸 조수영을 납치한 테러범 두목이다. 그는 차승원 팀과 한국 NTS의 예기치 않은 협공에 금세 수세에 몰리게 됐고, 결국 최후에는 혼자 조수영을 인질로 삼아 낭떠러지를 등에 진 신세가 됐다.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기는 하지만 그 테러범은 조수영을 방패막이 삼아 그곳을 빠져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납치는 잘해도 인질을 활용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는지 그는 인질 뒤에 숨지 않고 수많은 총과 멀리 저격수까지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인질과 충분히 떨어지는 태도를 보였다. 이보영이 워낙 미인이라서 내외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인질을 잡고 있는 최후의 일인으로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이며, 가장 멍청한 태도였다. 굳이 정우성이 아니어도 그는 누구의 총에 맞더라도 맞을 상황이었다. 어차피 죽더라도 또한 더 만화 같아지더라도 인질을 자신의 몸 앞에 두고 시위하는 상황에서 정우성의 귀신같은 사격술로 죽었다면 조수영 구출작전은 아무런 흠도 없이 완벽한 박수감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마무리의 어설픔 때문에 조수영 구출작전에 들어간 수많은 돈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 전투 장면에 들어간 특수효과는 여느 헐리웃 액션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미 액션 수애의 활약도 있었듯이 충분히 헐리웃 뺨 칠 만한 수준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뭐하겠는가. 누군가 그랬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아테나의 액션이 한국 드라마의 액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감을 하면서도 아주 작은 처리 미숙으로 인해 스스로의 질을 떨어트렸다. 수애가 장쯔이도 울고 갈 훌륭한 액션수애로 거듭나고 있다면 이 어설픈 인질극은 액션 수애를 울린 최악의 미숙한 처리였다.

화룡점정과 용두사미의 차이는 종이 하나일 것이다. 애초에 대테러요원이 주요 보호대상인 대통령의 딸도 몰랐다는 어설픈 설정에서 시작된 조수영 납치사건인 탓인지는 몰라도 그 끝도 결국 어설픈 테러범의 최후로 용두사미로 맺고 말았다. 본래의 취지는 정우성의 영웅적 활약이겠지만 그러나 연출력의 부재로 인해 누구도 영웅이 되지 못하고 어정쩡한 사건종결이 되고 말았다. 차라리 현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은 이지아가 치료를 위해 찢겨진 팔소매를 정우성이 다가와 말을 건네자 쑥스러운 듯 여미는 모습에서 그 아쉬운 뒷맛을 달랠 수 있었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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