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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노동조합이 돌아본 한겨레는?한겨레 열독률·디지털 페이지뷰 감소세…전문가들 "한겨레 창간 초심으로 돌아가라"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06.05 17:01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가 한겨레신문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는 노보를 발행했다. 한겨레지부는 한겨레의 신문 열독률, PC·모바일 페이지뷰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노보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겨레 창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한겨레지부는 진보언론(한겨레지부 노보) 제356호를 발행했다. 진보언론은 한겨레신문의 위기와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분석 기사를 담았다. 진보언론은 디지털 뉴스 소비가 강화되면서 한겨레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신문사 열독률 (자료=한국언론진흥재단, 정리=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현재 한겨레의 지면 열독률은 매우 낮은 축에 속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겨레신문 지면 열독률은 2012년 2.3%였지만 지난해에는 0.8%에 그쳤다. 이는 경향신문(1.0%), 농민신문(1.0%)에 뒤처진 수치다.

진보언론은 한겨레의 PC·모바일 홈페이지 뉴스PV(페이지뷰)가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보언론은 “지난해 9월부터 한겨레 뉴스PV가 3천만 밑으로 떨어졌다”면서 "5만 PV 이상 되는 기사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보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5만 PV가 넘는 기사는 월평균 13개였다. 이는 2017년 9월~2018년 4월의 월평균 33.6개에 비교해 30% 수준에 그친다.

진보언론은 “디지털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함정은 ‘뭐든 일단 해봐야 한다’에 있을 것이다. 신문 뉴스와 디지털 뉴스를 거의 똑같이 만들면서, 디지털퍼스트를 위해 신속한 출고에 매달리고, 몇 사람이 보든 페이스북 등 SNS에 열심히 기사를 퍼 나르는 일이 기사의 완성도를 떨어뜨려 독자의 신뢰를 해치고, 기자 등 뉴스 생산자의 피로도만 가중시킨다면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것이 훨씬 많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언론학회 미래미디어연구소의 매체 신뢰조 조사 (자료=한국언론학회, 정리=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한겨레의 매체 영향력은 국내 언론사 중 상위권 수준이었다. 한국언론학회 미래미디어연구소의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한겨레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신뢰성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JTBC, KBS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한겨레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9번의 기자협회보의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2위, 지난해에는 3위였다.

한겨레신문이 신문·방송 매체 신뢰도 조사에서 매해 상위권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진보언론은 한겨레신문의 신뢰도 조사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진보언론은 “한때 한겨레가 독차지하던 진보 시장에는 지금 여러 경쟁 매체가 뿌리를 내렸다”면서 “경향신문·오마이뉴스·프레시안·뉴스타파 등이 한겨레가 독점하던 시장을 분할했다. 한겨레의 진보 브랜드 자산을 가장 크게 잠식한 것은 JTBC”라고 평가했다.

진보언론은 “한겨레가 서 있는 좌표부터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면서 언론수용자의 한겨레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기관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다. 조사 결과 수용자의 이념 성향에 따라 한겨레의 신뢰성·공정성·호감도 평가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가 실시한 한겨레 독자 의식조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한겨레와 자신을 진보적이라 평가한 수용자는 한겨레의 신뢰성·호감도·공정성에 높은 동의를 표했다. 반면 “나는 보수적이고 한겨레는 진보적이다”라는 수용자는 한겨레의 신뢰성·호감도·공정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진보언론은 “(한겨레에 대한 보수 수용자의 인식은) 거의 적대감을 느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진보언론은 “‘나와 한겨레는 중도’라고 답한 수용자는 한겨레를 그저 그런 매체로 평가했으며, ‘나는 진보적인데, 한겨레는 중도 또는 보수’라는 수용자는 한겨레를 그리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겨레 신뢰성은 높은 편이지만 신문 열독률과 PC·모바일 PV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에 진보언론은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한겨레 기자 출신, 한겨레 열림편집위원)·김준일 뉴스톱 대표·최진봉 성공회대학교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한겨레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김춘식 교수는 “한겨레 뉴스를 보면 권력을 비판한다는 생각이 잘 안 든다”고 평가했다. 김춘식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소득주도성장 등 정부 정책을 한겨레가 굉장히 방어하지 않나”라면서 “보수 매체가 비판하듯, 이 정책들에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한겨레에는 안 보인다. 문제를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춘식 교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이 한겨레의 신념과 일치하기 때문에 한겨레의 딜레마는 이해된다”면서 “이 딜레마는 정치적 언론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시금석”이라고 설명했다. 김춘식 교수는 “한겨레가 신념에 치우치다 보니 정부 정책의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으려 하는 듯싶다”면서 “언론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으로 잘 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보완책을 짚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식 교수는 한겨레신문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춘식 교수는 “언론은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경제지가 기업을 좋게 쓰는 데 정체성의 고민이 없지 않나”라면서 “한겨레는 유일한 국민주 신문사다. 오히려 지금이 한겨레에 좋은 시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춘식 교수는 “지금 한겨레에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신념, 교조적이지 않고 매우 현실적인, 그리고 민주적인 신념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신념을 구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초심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사옥(사진=미디어스)

김준일 대표는 “한겨레 위기는 오래전부터 지속해 왔다. 징후적으로 지금 드러난 것인데, 지금에야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거 자체가 굉장히 둔감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한겨레가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내부 합의가 있는지, 디지털 퍼스트에 내부 구성원의 공감대가 있는지, 경영진은 어떤 비전을 제시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거는 신뢰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겨레 생존에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준일 대표는 “우리 미디어 역사에서 세 차례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한겨레,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창간이 10년 주기로 있었다”면서 “뉴스타파가 나온 뒤 한겨레 등 기존 매체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고민을 안 했다. 매체 지형과 미디어 환경, 독자 인식 변화 등을 고민해야 하는데, 한겨레는 그냥 기존에 하던 대로 해왔다”고 비판했다. 김준일 대표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면서 “먼저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일 겸임교수는 “모두의 신문이 될 수는 없다. 현재 매체 환경에서 과거와 같은 수용자와 신문의 관계는 형성되지 않는다”면서 “모든 수용자를 고려하는 신문이 아니라 한겨레에게 맞는 독자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최진봉 교수는 “한겨레가 ‘원오브뎀’이 되면 안 된다. 한겨레만의 특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경쟁이 치열할수록 차별화가 더욱 필요하다. 원래 한겨레가 지향하던 목표를 지속해서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한겨레를 찾아오면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하는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게 필요하다”면서 “정치·경제·사회 모든 권력의 문제를 끊임없이 파헤치는 모습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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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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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완 2019-06-06 07:10:06

    특정한 독자들만 선호하게 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보편타당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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