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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파업에 '밥그릇 싸움' 내세운 보수언론'일용직 노동자 일당 끊겼다' 노-노 갈등 부추겨…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엔 입 닫아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6.05 14:0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하늘 크레인 멈춘 날, 땅 위의 근로자는 울었다' (조선일보)
'타워크레인 멈추자, 공사장 일용직 일당 끊겼다' (중앙일보)
'노조, 전국 크레인 절반 점거 시위…파업 계속땐 입주 지연 불보듯' (동아일보)

5일 보수중앙일간지의 타워크레인 파업 관련 기사 제목이다.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가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 안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 고공 농성에 돌입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중앙일간지는 노조의 파업으로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당이 끊겼다며 소위 '노-노갈등'을 부추기거나, 경제가 '골병'이 든다거나, 건설현장의 무인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안전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이들 보수매체에서는 이번 파업 이유가 '노조 이기주의'에 있다고 했다. "노조 '밥그릇 싸움'이 애먼 피해자를 양산한 것"(조선), "배경엔 무인 크레인 일자리 갈등"(중앙), "국내에 소형 타워 크레인 사용이 활발해진 것은 2016년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 이후"(동아) 등이다. 

중앙일보는 사설 '노조 이기주의와 정부의 방관에 골병드는 경제'에서 "비용 감축 노력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고, 급격한 소형 크레인 이용 확산은 크레인 기사들이 자초한 측면이 있는 현상"이라며 "크레인 기사들은 소형 크레인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객관적 증거로 입증된 사실은 아니다. 안정성은 파업의 명분일 뿐이고, 내 '밥그릇' 건들지 말라는 협박이 진짜 목적"이라고 썼다. 

그러나 노조 측의 주장을 살펴보면 소형 크레인의 위험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지, 노조가 내 '밥그릇' 건들지 말라는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사설] '노조 이기주의와 정부의 방관에 골병드는 경제'. 중앙일보 5일자 사설/칼럼 30면

소형 타워크레인은 조정석이 없고 지상에서 리모컨을 통해 조작하는 타워크레인을 일컫는다. 2013년 도입된 이후 1808대가 등록돼 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1대당 30만원의 수수료만 내면 사용이 가능하다. 면허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획득해 3년가량의 현장 경력을 쌓아야 운전할 수 있는 대형 타워크레인과는 달리 소형은 3일간 20시간의 교육만 받으면 면허를 딸 수 있다. 

그 사이 최근 3년간 소형 타워크레인에서만 3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5건의 사고로 7명이 사망했다. 올해에만 소형 타워크레인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 민주노총은 소형 타워크레인의 위험성에 대해 지난 3월 서울 은평구 서부경찰서 신축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 붐대가 꺾인 사고의 사례만 봐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4일 성명에서 "사고가 발생한 타워크레인은 FT-140L이라는 기종이다. 이 장비의 최대 인양 하중은 2.9t이지만,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면 콘크리트와 바스켓을 합친 무게만 최소 2.8~3.0t가량"이라며 "이는 정격하중을 훨씬 넘는 무게다. 서부경찰서 신축현장에서만 정격하중을 무시한 채 작업했던 건 아니다. 타워크레인이 주로 인양하는 철근 한 다발의 무게는 평균 2t, 3t 미만의 소형 타워크레인은 대부분 설계 하중을 부시한 채 작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인양하중 3t 미만'이라는 규정만 지키면 돼 이로 인한 불법개조도 만연해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건설기계 등록 제원표와 도면 등을 살펴보면 대형 크레인을 소형 타워크레인으로 개조하거나, 소형 타워크레인에 여러 장비들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불법개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세종시 주상복합건물 공사장의 타워크레인에 '시한폭탄 소형타워크레인 즉각폐기!'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대책을 정부측에 요구해왔으나 국토부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최동주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위원장은 5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저희는 소형 타워크레인과 관련해 안전에 문제가 있어 국토부에 3년 전부터 의견을 냈다. 그런데 국토부에서 파업하기 하루 전에 연락이 왔다"면서 "나름대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그래서 4일 간담회를 했다. 내용을 들어보니 3년 전에 얘기했던 내용이랑 별반 다름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단계적으로 준비하겠다', '전수조사 통해 문제를 파악하겠다' 정도의 내용이었다. 저희가 낸 의견이 전혀 반영이 안 됐고, 진보도 안 됐다"며 "그래서 이렇게 가면 안될 것 같아 파업으로 가게 되었다"고 파업 경위를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의 소형 타워크레인 관리감독이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소형 타워크레인 설계도면을 입수한 결과 도면 자체에 오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다른 부품이 들어가서 가동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런데 이것을 승인해 준 게 정부"라고 지적했다.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이 대형 타워크레인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 위원장은 그 반대라고 얘기했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작업 특성상 운전자가 지면에서, 대형 타워크레인은 크레인 위 운전석에서 일한다. 타워크레인의 역할은 건축자재를 들어 옮기는 것이다. 타워크레인은 둥글게 회전하는데, 이 같은 작업 과정에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건 시야확보와 타워크레인 이상 징후 확인이다. 때문에 지면에서 타워크레인을 조종을 하는 것은 "눈을 감고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것"이라는 게 최 위원장의 설명이다. 

노조의 요구는 소형 타워크레인 안전규제 강화다. 최 위원장은 "소형 타워크레인이 주로 설치되는 곳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지역이다.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며 "저희는 사고가 날 경우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국토부에서 안전과 관련된 대책을 마련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는 사측과 충분히 대화를 해 풀어낼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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