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통계청이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내놓자 보수·경제지들은 "무색하다", "실패다", "폐기해야 한다" 등의 표현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대체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2년 연속 줄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소득 양극화가 줄어들고, 하위 20%의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보완·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통계청 2019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분) 결과 발표에서 한 참석자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125만 4736원이다. 2017년 1분기 139만 8489원에 비해 14만 3753원 감소한 결과로, 지난해 11만 2000원 가량이 감소한 뒤 올해 3만 2000원 가량이 다시 줄어든 수치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올 1분기 40만4359원으로 2017년 1분기 54만5603원과 비교해 2년간 14만 1244원 감소했다.

이를 두고 주요 보수·경제 매체들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비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배근 교수는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하위 20%의 평균 연령은 63.3세다. 이분들은 근로 활동을 하기 굉장히 힘든 분들"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63.26세다. 최하위층을 근로자가구와 근로자 외 가구로 살펴보면,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최하위층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53.68세, 가구주가 자영업자나 실업자, 은퇴자인 최하위층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은 68.22세였다.

반면 최하위층 임금근로자의 가구 소득은 2년 연속 증가했다. 올 1분기 최하위층 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206만 1344원으로 2017년 1분기 197만7203원에 비해 8만 4141원 증가했다. 지난 1년간 60세 이상 인구가 54만명이 증가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 공공근로 확대 등 정부 정책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함께 소득 양극화는 다소 줄었다. 올 1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와 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 배율, '균등화 소득 5분위 배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8.96배, 공적이전소득을 더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배율은 5.95배였다. 반면 올 1분기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9.91배, 처분가능소득 기준은 5.80배로 나타났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교수(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최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위 20%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은 0.4% 증가한 반면, 상위 20%의 경우 2.1%가 감소한 결과 5분위배율은 1년 전 5.95에서 5.80으로 감소함으로써 소득분배가 다소 개선됐다"면서 "상위 20% 가계의 소득 감소는 정확히 말하면 상위 10%의 가계 소득 감소다. 처분가능소득이 약 8%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오늘 라디오 방송에서 최 교수는 "상위 10%가 소득이 좀 많이 감소했다. 임금 소득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며 "그분들 소득은 사실 어떻게 보면 기업에서 챙겨야 되는 부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60세 이상 인구의 급증 등에 따른 최하위층 소득의 감소, 노인빈곤 문제다.

이에 최 교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보완과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페이스북 글에서 "정년 연장이 필요하지만, 많은 분들이 60세 이전에 퇴직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지역사회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들을 시니어 일자리와 연계시켜야 한다"며 "특히 공적이전혜택의 강화 정책들이 공공근로 일자리조차 가질 수 없는 하위 10%에게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할 때 극빈층에 대한 소득의 직접분배 강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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