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KBS가 2010년 예능을 총결산을 했습니다. 대상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업적을 세운 이경규의 등극이었습니다. 이젠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을 모두가 보면서 즐거워하고 감격하고 행복해 할 만한 그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 동안 방송녹화 시간에 대한 굉장한 기준이 있었는데 본인이 스스로 내세운 기준을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바꾸고 맞춰가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예능의 달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달인 김병만이 코미디부분 최우수상으로 끝나 현직 개그맨의 연예대상 수상을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개그콘서트를 이끌고 더욱더 탄탄하게 자리를 굳힌 공신이기에 최우수상도 훌륭한 상이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그 동안 KBS 연예대상은 현직 개그맨에게 조금은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물론 MBC, SBS처럼 코미디언들의 자리를 지켜주지 못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현역 코미디언의 공로에 대한 평가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김병만 전에도 정종철, 박준형, 심현섭 등등 개그콘서트를 지켜낸 코미디언들은 사실 예능 입성 전에는 코미디언 부분 최우수상이 전부였습니다. 이번 김병만의 최우수상으로 그친 대상의 꿈은 아직도 많은 아쉬움만 남기기만 합니다.

차라리 작년에 김병만이 받았다면 정말 굿 타이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때는 이경규도 수상자로는 조금은 약했을 때입니다. 오히려 김병만이 정점을 찍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KBS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자존심도 세워주고 많은 코미디언들의 기도 살려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사실 올해는 이경규의 남자의 자격이 너무나 훌륭하게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의 수상에 이견은 없습니다. 하지만 순수 코미디를 하면서 코미디언들의 좁아진 자리를 굳건히 지켜준 김병만에게 최우수상으로는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생깁니다.

김병만의 수상소감은 단연 화제가 되었습니다. MBC, SBS 방송사 사장님들께 코미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KBS를 대표하는 코미디언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김병만의 절절한 진심이 묻어나는 소감이었습니다.

타사 개그프로의 몰락이 많이 신경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자리를 잃은 코미디언들은 개그무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실 현역 예능MC들의 90%는 다 코미디언 출신입니다.

탑 클래스의 MC들은 코미디를 경험해보고 예능으로 넘어와 자리를 잡은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코미디언들이 있습니다.

김지선(6기), 유재석, 김용만, 김국진, 남희석, 박수홍(7기), 이창명, (9기), 이병진, 지석진, 김생민(10기), 김숙(12기), 박준형(13기), 김지혜, 김대희, 김영철, 김준호 (14기), 정종철(15기), 정형돈, 김병만(17기), 안영미(19기), 신봉선, 박휘순(20기) 그리고 KBS특채출신 조혜련, 송은이, 이수근 등

현재 방송3사와 케이블방송까지 현재 대한민국 예능에서 크게 한자리를 하는 분들입니다. 물론 이분들 외에 MBC SBS 코미디언 출신 예능인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순수코미디를 하는 코미디언들의 자리는 당장의 시청률 그리고 CF장사보다는 앞으로 방송을 이끌어가는 좋은 방송인을 만들어가는 훌륭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병만의 대상 불발은 조금은 아쉽지만 그의 말처럼 대한민국을 즐겁게 해주는 최고의 예능의 꿈나무들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방송을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코미디에 대한 열정을 식히지 않는 코미디언들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문화 이야기꾼 홍반장입니다.
블로그 홍반장의 꿈 http://www.cyworld.com/woogi002000
운영하고 있고요, 대중문화 평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