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현직 공영방송 아나운서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KBS 부산총국 소속 아나운서 김모씨는 차명으로 공연기획사를 운영하다 기획했던 공연이 무산돼 빌린 돈을 제 때 갚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2일 KBS 부산총국 김 아나운서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A씨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1억2000만원을 빌렸으나, 이 가운데 이자를 포함해 약 7000만원을 갚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중순경 김 아나운서는 부산 해운대구 중동 모처에서 고등학교 동창 A씨와 대화를 나누던 중 두달 정도 돈을 빌려주면 원금과 수익금을 주겠다고 했다. A씨는 "김 아나운서가 부산 지역 유명 언론인인 데다, 부산경찰청장, 해운대구청장 등 고위인사들과 식사를 자주 한다고 해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2018년 8월 20일 김 아나운서는 KBS 부산총국 아나운서실에서 2018년 10월 20일 부경대학교 용당캠퍼스에서 '부산멜로디페스타' 공연을 연다며 A씨에게 '1억2000만 원을 빌려주면 공연을 마치고 원금과 수익금 3000만원을 이자로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아나운서와 A씨는 차용증을 썼고, 다음날인 21일 A씨는 김 아나운서에게 1억200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부산멜로디페스타는 무산됐고, 김 아나운서는 A씨에게 3000만원만을 돌려줬다. A씨는 김 아나운서에게 남은 금전을 갚을 것을 요구했지만, 김 아나운서와 A씨의 채무관계는 청산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김 아나운서가 A씨의 전화를 차단한 상황이며, 현재까지 7600만원만을 갚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김 아나운서가 차명회사를 운영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부산멜로디페스타를 주최했던 지비알솔루션의 대표는 김 아나운서의 장녀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김 아나운서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멜로디페스타 후원 명단에는 KBS 부산총국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김 아나운서는 "친구관계에 돈과 얽혀 고소가 왔다고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며 "멜로디페스타가 중간에 진행이 잘 되지 않아 계약금을 날렸다. 계속해서 갚아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차명회사 운영에 대해서는 "퇴직하고 운영할 업체"라며 "문제를 삼으면 징계를 받고 퇴직하면 될 부분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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