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앞에서 ‘SBS 투쟁 승리를 위한 언론노조 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윤창현 SBS본부 본부장은 “방송사를 물려받은 족벌경영 2세(윤석민 태영건설 회장)가 전 국민·시청자·언론노동자를 상대로 무지막지한 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당신들이 소유·경영 분리라는 기본 원칙을 뿌리 뽑았으니, 우리도 당신의 뿌리를 뽑아내겠다”고 했다.

현재 SBS 대주주인 태영건설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SBS 이사회는 3월 29일 최상재 전략기획실장을 보직해임했다. 최상재 전 실장은 SBS 방송·경영 독립의 상징적 인물이며, 이사회에서 대주주의 개입을 막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또 SBS미디어홀딩스와 SBS 고위관계자들은 언론노조 SBS본부를 향해 “(사장·보도국장) 임명 동의제를 깨겠다”는 발언을 했다.

SBS본부는 이 같은 움직임 뒤에는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이 있다고 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투쟁에 나서고 있다. 현재 SBS본부는 태영건설·윤석민 회장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검찰에 3차례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고발인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의 ‘SBS 투쟁 승리를 위한 언론노조 행동의 날’ (사진=미디어스)

언론노조는 29일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앞에서 <SBS 투쟁 승리를 위한 언론노조 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에는 윤석민 회장의 집무실이 있다.

윤창현 본부장은 “방송사를 물려받은 족벌경영 2세가 전 국민·시청자·언론노동자를 상대로 무지막지한 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이 SBS에서 퇴진한 것은 국민의 힘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왜 윤석민 회장은 이제 와서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냐”면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고 있다. 자신이 자본을 가졌으니 SBS를 주무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태영건설이 추구하는 방송이념은 ‘건강한 방송, 건강한 사회’다. 그런데 윤석민 회장은 SBS를 자신의 장난감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싸움의 시작은 당신들이 했지만, 끝은 SBS 노동자·시청자·국민이 낼 것이다. 더러운 역사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계 원로 김중배 선배(전 MBC 사장)는 ‘이제 정치 권력과의 투쟁이 아닌 자본과 광고주에 대한 투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면서 “언론노조는 언론을 압박하는 자본·광고주에 대한 투쟁을 할 것이다. 그 시작이 SBS”라고 밝혔다.

▲언론노조의 ‘SBS 투쟁 승리를 위한 언론노조 행동의 날’ (사진=미디어스)

이상대 CJB지부장은 “지역 방송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역 방송의 대주주는 토호세력이며, 이들은 방송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지역 언론노동자는 힘겹게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대 지부장은 “민영방송의 사영화, 대주주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선 ‘방송사 대주주 소유제한 한도’를 낮춰야 한다”면서 “방통위는 재승인 조건에 임면 동의제와 소유제한 강화 등을 강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SBS는 가장 저평가된 방송사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대주주 태영그룹의 경영개입이라는 고질적인 병폐 때문”이라면서 “윤석민 회장이 제정신이라면 원칙과 상식의 길로 오리라 봤는데, 이제는 아니다. 윤석민 회장의 거짓과 기만에 속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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