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방송작가들이 만나 방송산업 노동자 처우개선 문제를 논의한다. 프리랜서 노동자로서 사실상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방송작가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놓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30일 오후 3시 국회 본청 223호에서는 정의당과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주최로 <정의당 이정미 대표X방송작가 노동자들의 뼈 때리는 Talk>라는 이름의 간담회가 개최된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영화 '기생충'이 스태프들과 표준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이 여론의 관심을 받는 지금, 방송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문제를 다시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방송작가들이 처한 노동실태를 증언하고, 이에 대한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사진=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연합뉴스)

앞서 방송작가지부는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전국 580명의 방송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2019년 방송작가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방송작가 93%는 프리랜서로 고용돼 있지만 72%가 방송사와 제작사에 출퇴근하는 상근 체제 속에서 노동을 하고 있었다. 방송업계에서 상대적으로 '프리랜서'에 가깝다고 여겨져 온 메인작가의 경우에도 49.3%가 상근 체제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대다수의 작가들을 프리랜서로 고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위장된 프리랜서'가 업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결과다.

그에 반해 프리랜서인 작가들은 사실상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응답자 중 11.4%를 제외한 작가들은 주 15시간 이상~ 68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상 주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는 4대 보험과 주휴수당, 퇴직금을 받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조사결과 4대 보험 가입자는 3.1%, 시간 외 수당을 받는 사례는 2.8%, 퇴직금을 받는 사례는 1.8%, 연월차 휴가를 쓰는 비율은 8.5% 등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상근직으로 일하는 작가들의 절반가량이 식대비를 지급받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근로계약 체결 비율이 낮은 작가들은 임금을 떼이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전체 응답자 중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2.8%가 '있다'고 답했다. 돈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구두 계약 관행으로 인한 계약서 미작성'(33.7%), '불이익이 우려돼 문제 삼지 않음'(27.6%), '제작사 폐업 및 연락두절'(18.8%) 등이 꼽혔다. 게다가 임금 체불 경험한 응답자 중 76.1%가 임금을 받기 위한 대응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내일 간담회에서는 ▲72%가 상근체제로 일함에도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 방송작가 ▲94.6%가 여성인 방송작가에게 모성권은 없다 ▲시청률 경쟁에 내몰린 작가들과 외주제작사 갑질 해고 ▲지역 방송작가들에게 최저임금은 남의 나라 이야기 등의 주제에 대해 방송작가들의 증언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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