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에서 박진영이 출연한 이후, 방송에서 언급한 재범 관련 발언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재범 관련한 발언 외에 제 눈길을 사로잡는 발언이 있었는데요. 바로 58억의 빚을 지고 있고 10을 벌면 10을 다 투자해서 올인한다는 발언이었습니다.

박진영은 투자를 한 것이지 희생을 한 것이 아니다

먼저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개인회사가 아닙니다. 법인회사로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JYP를 박진영의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는 개념적으로 잘못된 인식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박진영은 JYP의 등기이사로서 최대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일 뿐입니다.

JYP가 박진영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데요. JYP는 현재 원더걸스의 미국활동을 위해, 2PM, 2AM은 일본진출, 미쓰에이는 중국진출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박진영은 이것을 자신이 매년 작사 작곡으로 벌어들이는 10억 원이 넘는 저작권료 등 개인적인 자금까지 모두 쏟아 부으면서 회사를 위해 올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JYP가 박진영의 '것'이라면 그런 박진영의 개인적인 돈을 회사에 올인하는 것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JYP는 박진영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돈과 회사돈은 철저히 분리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인 자금 유입은 철저히 투자의 개념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박진영이 자신의 개인적인 돈을 회사에 쏟아 부었다면, 이것은 그냥 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박진영이 JYP에 자신의 저작권료로 벌어들인 10억 원을 주었다면, 박진영은 이에 상응하는 이익이나 보장을 JYP로부터 받게 됩니다.

아마도 박진영은 자신의 그런 회사에 대한 투자로 지분을 받은 것 같은데요.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어 있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박진영은 2008년 JYP의 주식 767,080주(지분율 32.18%)를 보유하다가, 2009년에는 333,334주가 늘어난 1,100,414주(지분율 40.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 박진영은 배용준을 제치고, 연예인 주식부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박진영의 767,080주의 주식지분 가치는 161억 1,000만원으로 산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주식가치라는 것이 변동도 심하고 그에 따라 산정액이 달라집니다. 박진영도 위험부담을 않고 투자를 하는 것이죠. 하지만 JYP는 그동안 몇 년간의 영업손실, JYP USA의 투자 등으로 인한 적자상태에서, 드라마 '드림하이' 제작발표와 미쓰에이의 성공으로 주가는 높아짐에 따라 2010년은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박진영의 보유주식이 훨씬 늘어난 상태에서 현재의 주식지분 가치는 최소한 2008년의 161억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런데 박진영은 승승장구에서 회사에서 받는 월급을 제외하고 모든 수익을 회사에 다 쏟아 붓고, 자신의 보유 건물과 아파트를 담보까지 잡아서 빚을 냈다고 하는데요. 물론 회사를 내 것같이 생각하고 위험부담을 안으면서 투자하는 주인정신은 높이사야겠지만, 결국 회사가 크고 수익이 늘어갈수록 박진영의 수익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간다는 측면에서는 결코 희생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박진영은 회사에 자신의 수익을 재투자하고 있고, 그에 대한 주식을 늘여가고 있습니다. 회사에 그냥 돈을 거저로 주는 것이 아닙니다. 당장은 몰라도 이후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서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이 보유하는 주식이 40%가 넘기 때문에 주식가치만으로도 엄청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진영은 철저히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박진영은 회사의 빚을 자신의 빚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를 희생으로 느껴지도록 포장하고 있습니다. 박진영은 저작권료를 회사에 투자한다는 말 외에도,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은 8:2 등으로 수익을 회사와 분배하지만, 자신의 연예인으로서의 활동 수익을 회사로부터 받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그리고 자신이 받지 않은 부분의 수익금과 저작권료로 58억의 빚에 대한 이자로 충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말이 되지 않는데요. 물론 박진영이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금을 포기하면서 회사의 수익이 늘어났지만, 박진영에게 지급되지 않아 늘어난 수익금과 58억의 빚에 대한 이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은 "내가 받을 수익금과 저작권료로 회사 빚에 대한 이자를 낸다"는 말로, 마치 자신의 개인돈으로 회사의 빚에 대한 이자를 갚아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박진영은 왜 자신을 대표라고 하나?

그리고 JYP를 보면 이해가지 않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도대체 누가 대표이냐는 것입니다. 박진영은 자신을 소개할 때도 JYP의 대표라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언론 기사에는 정욱이 JYP의 대표로 언급됩니다. 분명한 것은 금육감독원에 등록된 '주식회사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자명은 박진영도 정욱도 아닌 박진영의 아버지인 박명노입니다.

주식회사가 최초 설립자라고 해서 대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분명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 선출이 이루어지게 되는데요. 그런데 일반적인 대중들은 JYP의 대표가 박진영이라 인식하고 있고,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에서는 정욱이 등장합니다. 서류상에는 박진영의 아버지가 대표로 등록되어 있구요.

일단 서류상으로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대표의 이름이 가장 정확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아무리 박명노가 바지사장일 뿐이라도, 박진영은 방송 등에서 JYP의 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안 됩니다. 단지 최대주주라고 해서 마음대로 자신의 '것' 마냥 임의로 대표라고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스스로가 대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대표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다닐 정도의 마인드라면, 내부적으로는 거의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며 최종 결정은 박진영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예상이 됩니다. 실제로 박진영은 회사를 위해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이사로서 보증도 설 뿐만 아니라,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자금 유입을 원활하게 하는 등 회사에 대한 공헌도는 상당합니다. 그런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과 그에 대한 보상의식도 상당하겠지요.

박진영은 재범의 이야기를 할 때만 회사의 결정이라고 발뺌을 했을 뿐, 시종일관 JYP와 자신과의 경계가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 자신의 수익이 JYP의 수익이고, JYP의 빚이 자신의 빚, JYP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금도 자신이 직접 마련했다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또한 JYP의 사업전략이 자신의 스타일로 100원을 벌면 100원을 다 걸고 하는 게임이라 이야기 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다보면 박진영이 JYP고, JYP가 박진영이 됩니다.

이것은 개인회사와 주식회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창업자의 아집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개인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커나가게 되면 창업자의 마인드도 바뀌어야 합니다. 주인정신은 가지되 회사가 창업자 위주로 돌아가지 않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진영을 볼 때면 그런 시스템보다는 창업자이자 대주주로서 대표직에 상관없이 자신이 모든 것을 간섭하고 자신의 생각대로만 회사가 움직이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경영자가 사업이 게임이라면 직원들은 장기말인가?

그런데 박진영에게는 전혀 직원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나 봅니다. 회사 운영이 도박판도 아니고 회사를 운영하면서 10을 벌어 10을 다 투자하여 더 큰 판을 노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창업 초기 성장형 기업이 시스템을 갖추기 전에 공격적인 사업 전략으로 기반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는 많아도, JYP처럼 우리나라 3대 기획사로서 기반도 잡고 10년이 훨씬 넘은 회사가 취할 전략은 아닌 것이죠. 일반적으로 10을 벌었다면 5를 투자하고 10을 벌 생각을 하지, 10을 벌었다고 10을 모두 투자하여 ‘모 아니면 도’식으로 경영하지는 않습니다.

더군다나 개인회사도 아닌 주식회사가 그런 전략을 펼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데요. 아무리 JYP가 아직 비상장 기업이라고 하나, 일반적으로 그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 및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주식이 종잇조각으로 되어버릴 수 있는 모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올인 전략을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것은 박진영 독단에 의한 회사 경영 방침인 것 같은데요. 아무리 최대주주라고 하지만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성공이 100% 장담된다면 모르겠지만, 행여나 올인 전략을 했다가 일이 지지부진하여 자금 압박을 받기 시작한다면 회사가 망하는 것도 순식간입니다. 빚이 58억이라면 조금이라도 일이 안 풀릴 경우, 자금회수가 들어올 수도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장 직원들 월급부터 밀리게 되고, 구조조정을 하게 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본래 경영자라면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자신이 데리고 있는 직원들의 인생과 생계를 책임진다는 각오로 회사를 운영해야 합니다. 저는 솔직히 회사 경영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올인전략 편다는 것을 마치 실패해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을 하듯이 즐겁게 이야기 하는 박진영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일부 사업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은 그것이 멋있어 보일지 몰라도, 회사에 관계된 직원에서부터 주주, 투자자 등은 걱정스럽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모습인 것이죠.

그렇게 일은 게임처럼 즐기면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사업을 게임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지극히 이기적인 경영 마인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박진영은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투자를 하고 올인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인생의 무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군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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