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이었습니다. 초반에는 기존 아이돌과 다른 신선한 콘셉트로 대중과 언론에 주목받을지 몰라도 후에 가면 결국 밀릴 수밖에 없는 콘셉트를 가지고 왜 거대 소속사가 무리하게 이 프로젝트를 강행하는지 지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웃통 벗고 멋진 복근을 보여주는 아이돌이 성공하고, 짧은 의상, 유혹하는 퍼포먼스가 주를 이루는 아이돌 시장에서 2AM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였습니다.

그러나 2010년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런 걱정은 저 혼자만의 기우에 불과했나 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2AM은 인간 승리를 보여줬습니다. 2AM이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다른 아이돌에 비해 2AM의 팬덤은 열악한 게 사실입니다. 아무리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도 가수는 앨범 판매량, 음원 판매량으로 급이 정해지는 상황에서 팬덤 문화의 열악은 그들에게 큰 단점이었죠.

물론 이렇게 말하면 '팬덤을 확보하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따지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AM의 콘셉트로는 단기간에 많은 팬덤을 확보하는 것은 무리인 게 사실입니다. 물론 방법은 있습니다. JYP가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서 2AM에게 전폭적으로 지지를 해주는 것이죠. 하지만 이미 [2AM의 대접논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에서도 언급했던 것과 같이 JYP가 2AM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는 실행 불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2AM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개인 활동'으로 많은 팬을 얻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연초에 비해 2AM의 인지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것은 주변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죠. 2AM 멤버들은 그룹 활동보다 개인 활동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그 인기가 그룹으로 돌아오는 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큰 공을 세운 멤버는 역시 조권입니다. '깝권' 열풍으로 데뷔 초반 2AM이라는 그룹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한 당사자이기도 하죠. 조권은 이외에도 우결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창민과 슬옹은 예능보다는 노래에 집중, 듀엣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창민은 옴므를 결성하여 '밥만 잘 먹더라'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운이 잘 따르지 않았던 2AM의 활동기간과는 달리 꾸준히 좋은 음원 성적을 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죠. 임슬옹도 최근 가장 핫한 스타 아이유와 함께 '잔소리'를 부르면 10~20대를 넘어 30~40대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 서로 윈윈하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2AM의 막내 진운도 우결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죠.

2AM은 소속사의 홀대에 가까운 대접에도 불구하고 '인간 승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뭐든 열심히 하면 된다'라는 신념을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줬습니다. 2AM이라는 그룹은 행운이라기보다는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대표적인 그룹인데요. 비슷한 나이대 다른 가수들이 현란한 퍼포먼스와 과한 느낌의 의상을 입고 나오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2AM을 지지하고 싶습니다.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올해 최고의 가수를 뽑는 투표가 진행 중이더군요. 그런데 유독 2AM의 순위는 그들이 올해 보여준 활약에 비하면 미미한 듯합니다. 이에 비해 활약과 앨범, 음원 판매량은 적었으나 많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가수들의 순위는 대체로 높았습니다. 물론 비슷한 밸런스를 보인 그룹도 존재하였고요. 그래도 저는 2AM을 올해 최고의 가수로 뽑고 싶습니다. 다른 비슷한 나이대의 가수에 비해 해외진출 등으로 눈에 띈 그룹은 아니지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요.

다른 아이돌에 비해 팬덤은 적지만 여러 시상식에서 최고의 상을 수상한 2AM. 올해 최고의 가수는 2AM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에도 많은 분야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 굳이 짧은 의상, 멋진 복근,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대한민국 가요계에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http://hwking.tistory.com을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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