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주관하는 '청룡봉사상' 수상자 1계급 특진 관행이 조선일보 측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1967년 당시 소관 부처인 내무부가 특진 혜택에 난색을 표하자,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내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해 해결했다는 것이다.

최근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주관해 수상하는 '청룡봉사상'에 대한 폐지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룡봉사상을 수상한 경찰관은 1계급 특진을 하게 되는데, 언론이 경찰의 인사권에 관여해 권언유착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청룡봉사상. (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24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고 방우영 전 조선일보 회장이 지난 2008년 발간한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 회고록에 청룡봉사상 제정 당시의 논의 내용이 자세히 드러난다.

1967년 상을 만들 당시 신용성 조선일보 편집부국장과 장정호 사회부장이 내무부와 실무 논의에 들어갔는데, 조선일보 측에서 "단순히 명예만 주는 상이 아니라 수상자에게 1계급 특진이라는 파격적 혜택을 줘야 상의 권위와 경찰 사기를 높일 수 있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무부는 "경쟁이 치열한 경찰 조직에서 1계급 특진은 어려운 일"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조선일보 국장이 직접 나섰다. 방우영 전 회장의 회고록에는 "이 문제는 김경환 편집국장이 엄민영 내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해 해결했다"며 "엄 장관은 정치적 센스가 빠른 사람이라 과감한 결단을 내려줬다"고 회상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방우영 전 회장은 참여정부 시절 경찰청이 청룡봉사상 공동주관을 거부하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방 전 회장은 "2006년 8월 어이없는 소식이 들렸다. 이 상을 공동주최해온 경찰청이 일방적으로 철수 의사를 통보해온 것"이라며 "조선일보에 실린 대통령 비판 칼럼에 속이 상한 청와대가 경찰청에 철수를 종용한 것이 분명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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