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전체 방어율 1위에 올랐다. 투수의 지표 중 최고는 방어율이다. 사이영 상 수상 기준 역시 다승이 최우선으로 여겨지던 시대도 지났다. 방어율이 사이영 상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언급되며, 류현진의 사이영 상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해보다 높아지고 있다.

원정경기도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 홈 원정 문제도 풀었다

류현진은 홈에서는 무적이다. 다저스 구장이 투수친화적인 곳이라는 점에서 당연한듯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류현진과 같은 존재감을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투수친화적인 구장이라고 해도 모든 투수가 그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홈에서 극강인 류현진이지만 원정에서는 홈런을 맞는 등 조금 아쉬운 경기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원정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아쉬움을 준 류현진이라는 점에서 신시내티 경기가 어떨지 궁금했다. 6일을 쉬고 나서는 경기라는 점에서 우려도 있었다. 가장 좋았던 루틴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으니 말이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9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해 역투하고 있다. (신시내티 AP=연합뉴스)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1회부터 불안하게 이어졌다. 선두 타자 센젤에게 안타를 내주고 도루까지 허용했다. 도루 허용은 거의 2년 만에 내준 것이라는 점에서 놀랍기도 하고 아쉬움도 존재했다. 류현진의 오늘 경기는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내줬다. 그동안 류현진의 경기를 생각해본다면 최악의 투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볼넷까지 내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큰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류현진이 다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매 이닝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위기감은 크게 들지 않았다. 비가 올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과 가장 좋았던 상황에서 긴 휴식은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초반 매 이닝 안타를 내주기는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를 압도하는 확실한 투구를 보여주었다.

제구는 언제나처럼 좌우 코너워크가 되었다. 그리고 낮게 깔리는 공은 여전했다. 하지만 구속이나 다른 측면에서 상대를 압도한다는 느낌을 초반에는 주지 못했다. 하지만 루상에 주자를 두고도 여유롭게 경기를 이끄는 모습은 류현진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위기를 넘기고 있다. (신시내티 AP=연합뉴스)

오래간만에 주자를 등 뒤에 두는 것은 불안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나가봐야 겨우 1루인 상황이 전부였던 것과 달리, 원정 경기에서 상대 주자를 등 뒤에 두고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류현진에게 그런 불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호투하는 동안 다저스 타자들은 2회와 3회 1 득점씩 하며 2-0으로 차이를 내줬다. 이런 타자들의 도움은 마운드에 서는 투수에게는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5회 이후 몸이 완전히 풀린 듯 기존의 류현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몸이 늦게 풀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미 매체의 평가 역시 당연하게 다가왔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다시 거장의 면모를 보였다고 극찬했다. 거장이 다시 거장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가 참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올 시즌 류현진은 원정 첫 승을 거뒀다. 2점대 방어율로 승리가 없었던 원정에서 승리와 함께 홈런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사실은 반갑다.

3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오늘 경기 이전까지 올 시즌 홈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22로 강했으나 원정에서는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편차가 있었다. 더욱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신시내티 전은 중요했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9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해 역투하고 있다. (신시내티 AP=연합뉴스)

초반 아쉬움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마지막 8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여주었다. 긴 휴식으로 인해 자칫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루틴을 잡아가며 7이닝 무실점 호투로 6승 투수가 되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전에서 1회 실점 이래 31이닝 동안 무실점 경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이 기록은 다저스 역사에서도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는 점도 대단하다. 매 경기 7이닝을 던진다고 해도 4경기 이상을 무실점 투구를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코리안 몬스터의 진화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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