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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편의대 피해자 "시위 때 만난 형, 알고보니 편의대원"피해 증언자 오일교 씨 "검문소 다다르니 총구 들이밀어"…"3주동안 구타·취조 당해"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5.16 11:4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복장으로 위장해 과격시위를 벌여 폭력사태를 유발한 '편의대'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광주 제1전투비행단 격납고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군인들을 봤다는 당시 미군 군사정보관의 증언,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편의대로 현장에 투입됐다는 특수전사령부 대원의 양심선언, 5·18 당시 편의대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는 증언까지 관련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5·18 편의대 피해 증언자 오일교 씨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통화에서 5·18 당시 편의대원을 따라 시위에 참여했다가 해당 편의대원에게 체포당해 3주동안 구타와 취조를 당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2일 5·18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열린 『5·18, 우리들의 이야기』 출판기자간담회에서 5·18 편의대 피해 증언자 오일교 씨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 5·18기념재단)

오 씨 증언에 따르면 당시 광주 서석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오 씨는 학교 휴교령이 내려졌던 1980년 5월 20일 탔던 관광버스에서 20대 후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를 만났다. 오 씨는 남자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에 그를 형처럼 따랐고, 그가 버스 시트커버를 두건처럼 쓰고 '전두환은 물러가라', '김대중을 석방하라', '학생들을 구출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라고 하기에 따랐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젊은남자는 오 씨 등을 향해 '학생들을 구출하러 전남대로 가야한다'고 말했고, 버스기사는 전남대로 차를 몰았다. 당시 전남대 정문에는 공수부대원들이 총을 겨누고 있었는데 이 남자는 '저 바리게이트를 밀어야 된다'고 했고, 이에 오 씨 등이 정문을 향해 밀고 들어가자 공수부대원들은 바닥에 총을 쐈다. 다행히 오 씨는 그날 집으로 무사히 복귀했다. 

이후 오 씨는 시위대에서 우연히 다시 '젊은 남자'를 만났다. 오 씨는 '형님, 여기서 또 뵙네요'라고 말한 뒤 젊은 남자와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걷다보니 검문소 입구에 다다랐다. 그런데 검문소 근처, 30m 전방 부근에서 느닷없이 '젊은 남자'가 자신의 옆구리에 총을 들이밀며 "손들어"라는 말을 했다는 게 오 씨의 증언이다. 

이 당시 상황에 대해 오 씨는 "'왜 그러세요?' 그러니까 '인마, 손들어. 앞으로가'라고 하는 거다. 뒤에서 신분증인지 뭔지 손을 내미는데 공수부대원 2명이 '손들어'라고 그러더라"라며 "(손을) 높이 들었더니 그 군인이 개머리판으로 내 목과 등을 내리찍었다. 그러고 나니까 옆에 경찰관이 수갑을 채우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오 씨는 "(젊은 남자는)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나를 그 사람들한테 넘기고 '이 새끼도 주동자야' 그 말 한마디 딱 하고 초소 쪽으로 넘어가더라"라며 "군인들 말이 정말 살벌했는데, '금땅콩 맛을 볼래?' 그랬다"고 말했다. 오 씨는 '금땅콩'이 총알을 빗댄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오 씨는 '젊은 남자'를 헷갈렸을 가능성에 대해 묻자 "하루 종일 같이 다녔는데 모르겠나. 그러니까 반가워서 '형님'하고 인사하고 했지 않나"라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오 씨는 젊은 남자에 대해 "점퍼 입고 운동화 신고,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며 "그런데 뭐가 좀 남달랐냐면 말을 해도 딱딱 끊어지게, 간단명료하게 얘기했다"고 기억했다. 

2017년 12월 SBS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기록한 기무사 사진첩을 입수, 공개한 사진. 빌딩 위에서 시민군을 촬영한 사진으로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측은 편의대원이 숨어서 이런 사진들을 찍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SBS,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

5월 20일에 잡혀간 오 씨는 20여일이 지난 6월 초가 되어서야 석방이 됐다. 오 씨는 이 과정에서 일방적인 구타와 취조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오 씨는 "무조건 일방적으로 구타하고 가혹하게 다뤘다. '죽여도 괜찮으니까 고개만 쳐들면 무조건 쏴버리라' 이 말이었다. 그렇게 공포 분위기가 됐고, 느닷없이 헌병대 취조를 날마다 몇 명씩 불려나갔다"고 했다. 

이어 오 씨는 "적극적인 가담자, 총격하다가 걸린 사람들, 어떤 사람들은 등에다 빨간 매직으로 표시를 해놓는다. 그 사람들이 한 번 불려갔다가 나오면 반 초주검이 돼서 왔다"며 "그렇게 생활하는 중에 27일 밤이 됐고 1차 석방자 명단에 내가 포함돼 있어서 석방이 됐다"고 말했다. 

오 씨는 자신을 비롯해 당시 함께 잡혀간 친구들의 트라우마가 극심하다고 토로했다. 오 씨는 "저희들 인생의 진로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기가 막히고 허탈하다"며 "그렇게 폐인이 된 사람도 많고 제 주변 친구같은 경우 결국 적았다. 그 트라우마가 너무 심해서"라고 말했다.  

또한 오 씨는 그동안 이 같은 증언을 하지못한 이유에 대해 "소준열 별 2개인가 다셨던 그 양반이 단상에서 했던 얘기들이 있다"며 "‘여기에 있었던 일들을 밖에 나가서 얘기를 하면,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바로 구속이다. 군법회의에 넘겨지니까 최하 무기징역, 사형도 가능하고.’ 그렇게 얘기를, 엄포를 놓았다"고 말했다. 

한편, 오 씨는 '5·18 39주기 행사'에 참석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5·18 망언'을 한 의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는 것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오 씨는 "5·18 폄훼 발언을 한 한국당 의원들 조치를 취한 다음에 방문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무조건 강행을 하겠다는 게 좀 황당하다"며 "5·18은 어떻게 보면 제삿날이다. 추모하기 위해 방문하신다는데 폄하 발언을 한 그 의원들을 조치한 다음에 광주를 방문하면 광주시민도 황 대표를 반길 것 같다"고 말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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