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적60분 홈페이지 12월8일 방송 예고
KBS <추적60분> '4대강편'이 2주째 불방됐다. 첫번째 방송 보류의 근거는 '낙동강사업 취소소송 공판'이었으며, 두번째 방송보류의 근거는 '내용의 균형성'이다. KBS가 첫번째로 방송을 보류시키며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균형성'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온 셈이다.

방송보류 이유와 관련해 김현 KBS 시사제작1부장은 16일 KBS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4대강편에 출연한 경남도 관계자, 국토부 관계자, 전문가 집단, 지역주민을 '4대강 사업 문제제기 인사'와 '4대강 사업 정당성 주장 인사'로 나누어 이들의 인터뷰 횟수까지 계산해 놓은 표를 제시하며 "4대강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인사들이 훨씬 더 많이 출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부장의 이같은 글에는 "앞으로 시사프로 제작할 땐 표 작성 후 섭외해야 하느냐?" "구차스러움이 점입가경이다"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상덕 KBS 홍보국장은 16일 오후,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초로 방송보류를 결정할 때도 재판 때문에만 보류를 결정한 게 아니었다. 내용의 균형성에도 문제가 있었고,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류시킨 것"이라며 "현재 데스크의 지시에 따라 제작진들이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KBS심의실의 사전 심의와 데스크의 판단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만약 데스크의 지시대로 고친다면 더 좋은 심의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4대강편을 제작한 허양재 PD의 이야기는 다르다. "간부들이 최초로 방송보류를 결정한 7일에는 4대강 방송의 최종 원고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었는데, 이제와서 내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불방시켰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현재 KBS홈페이지는 불방되고 있는 추적60분 '사업권 회수 논란,4대강의 쟁점'편이 이번주 방송될 예정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다음은 허 PD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

- KBS 사측에서는 "최초로 방송보류를 결정할 때도 재판 때문에만 보류를 결정한 게 아니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저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간부들이 최초로 방송보류를 결정한 7일에는 4대강 방송의 최종 원고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내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 방송을 불방시켰다니 말도 안 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오전에도 (간부들과) 4대강 편을 놓고 회의를 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으나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방송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몇부분을 수정하라고 했고, 최종적으로는 '빨리 방송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래서 수정까지 했는데,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고 두번째로 방송을 불방시켰다. 지난주도 그렇고 이번주 모두, 사전심의에서는 균형성 문제가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

- 재판을 이유로 방송을 보류시키기 전까지 사측에서 '내용'에 대해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절 없었다."

- 현재 4대강편의 내용을 수정하고 있는가?

"아니다. 수요일(15일) 방송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미 제작은 마친 상태다. 14일 회의에서 지적된 내용들은 16일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글 내용(김현 시사제작1부장이 올린)과 일치하는데, 이미 수정이 됐다."(제작진 측에서는 지적받은 부분에 대해 15일 수정을 마쳤으나, 김현 시사제작1부장은 16일 사내게시판에서 여전히 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방송은 언제쯤 되는 건가?

"다음주에도 미정인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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