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K리그에 있어 미뤄둔 숙제 같은 존재, 언젠가는 꼭 해결해야 할 것 같은 문제, 바로 "승강제" 도입이다. AFC에서 내건 조건이라는 2013년이란 기안, 호주와 싱가포르를 제외하곤 모두가 실시하는 승강제의 필요성, 다 공감한다.

거기다 현 K리그의 15개 구단은 너무 많다는 지적, 10~12개가 적절하다는 지적도 옳은 이야기다. 어디하나 비난할 것 없는 승강제, 지난 15일에 열린 공청회에서도 이런 기본적인 사안은 모두에게 공감을 얻었다.

공청회, 좋다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다.
꼭 도입해야 할 당위성이 많은 승강제, 그 제도의 근간은 1-2부 간의 교류와 1부 리그의 경쟁력 강화다. 그 승강제의 바탕은 어디까지나 순위에 의할 수밖에 없다. 당연하지.

그런데 우리 K리그의 하위권 순위들을 살펴보고 이야기를 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구단 숫자가 늘어나고, 여기저기서 시민구단의 붐이 일어나며 늘어난 우리 K리그 구단들. 프로축구단이 14개 이상이던 2006년부터의 하위권 순위를 종합해 보자.

14개 구단 시스템 (12-13-14위)
2006년: 경남-제주-광주
2007년: 대구-부산-광주
2008년: 부산-대전-광주

15개 구단 시스템 (13-14-15위)
2009년: 강원-제주-대구
2010년: 대전-광주-대구

당해년도 신생 구단이던 경남과 강원의 경우를 제외하곤, 늘 하위권에 머물던 팀이 한정적이다. 올 시즌 박차고 올라선 "제주"와 특수상황인 "광주"를 제외한다면... 남는 건 "대구(3회)"-"대전(2회)"-"부산(2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남부지방 광역시는 모두 K리그의 바닥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다. 늘 머무는 팀이 머무는 하위권. 물론 그 팀들의 각성이 필요하고, 지역 팬들의 뜨거움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있어야 한다.

하위권 팀들을 배려하기 위해 승강제를 포기하자는 건, 말조차 우습다. 무엇보다 승강제의 노림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늘, 하위권에 머무는 팀에게 경각심과 자각을 안겨주기 위함 아니던가?
이를 통해 리그 전반의 흥미를 높이는 것, 분명 우리 K리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승강제, 취지는 좋다. 3가지 방안이 현재 나와 있고,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승강제의 내일을 속단하긴 힘들지만...

가장 주목받는 최상위리그 신설에 대한 견해, 이른바 "코리안 프리미어리그" 뭐 이름은 참 좋고, 거창하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리그를 운영하는데 있어, 대표적인 지역의 연고-거점도시가 빠진다는 것. 그것이 과연 K리그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바람직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2부 리그 운영? 지금 현재 1부 리그만으로도 힘겨워 하는 지역에, 그 팀의 운영과 팬 관리에 부족함을 보이는 구단에, 프로 2부 리그? 지자체의 지원이나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언론 노출 자체가 현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폰서는 가능하겠는가?

2부 리그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안정적인 내일을 장담하지 못한 가운데 맞이하는 승강제는 위험하다. 자칫 상위리그를 제외한 구단들의 리그 이탈과 지역적 불균형만을 불러올 확률이 매우 높다.

지금도 구단운영과 K리그 자체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지자체에게 강등이란 이야기, 하지 말자는 이야기와 무엇이 다른가? 노력하고, 준비해서, 강등을 피하면 된다고? 누군가는 당하는 강등이지만... 우리의 경우는 너무 명백하게 정해진 것 아닌가?

승강제, 말과 취지. 그리고 그려지는 효과는 모두 좋다. 하지만, 결코 절대적인 선도 아니며, 쉽게 할 수 있는 무언가도 아니다. 고민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K리그 운영하고, 살리지 못하는 기관들과 구단들을 상대로...

승강제를 실시했다가는, 모두의 내일을 어둡게 할지도 모르기에, 더 깊은 고민과 준비, 지금 리그를 흥하게 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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