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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만찬 ep. 24- 성소수자와 부모,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방법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성 소수자 가족의 커밍아웃 스토리
장영 기자 | 승인 2019.05.11 12:48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는 그나마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는 없었다. 물론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는 있지만 이는 적극적인 행동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그런 점에서 KBS <거리의 만찬>에서 성소수자 부모들을 초대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우리 안에 존재하지만 부정되거나 외면 받는 이들, 바로 성소수자들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다.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들에게 얼마나 관대한가? 여전히 이는 미지수다.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은 제법 오래전부터 사회적 화두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외침들은 조용하게 묻히고 혹은 주변의 따돌림으로 커밍아웃을 했음에도 아웃팅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는 했었다.

KBS 1TV <거리의 만찬> EP. 24 ‘오버 더 레인보우’ 편

홍석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성소수자다. 그의 삶은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성소수자의 일면이기도 할 것이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욱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편견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홍석천은 이제 성소수자로서 방송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홍석천의 커밍아웃과 오랜 시간의 고통, 그리고 인정받는 과정은 그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수많은 성소수자들은 홍석천과 같이 인정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이는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두텁게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소수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다. 성 정체성은 강요에 의해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이를 부정하고 바꿔보려 노력하지만 본능이 감춰질 수는 없는 일이다.

사회적으로 성소수자들은 경계의 대상이 되어 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소수자 부모들이 직접 거리에 나와 자녀들과 함께한다는 점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KBS 1TV <거리의 만찬> EP. 24 ‘오버 더 레인보우’ 편

그들이 이성애자들과 특별히 다를 것 없는 같은 인간이고 이웃임을 이야기하는 성소수자 부모들의 외침은 특별하고 간절하다. 성소수자 부모들이라고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아이들이 커밍아웃을 하기 전까지는 일반적 시각으로 살아가던 분들이었다.

자녀들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안 후 당황하고 겁을 먹기도 했다. 너무 두려워 이제 세상은 끝이라는 극단적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절망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그 기질을 바꿀 수 있으면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성 정체성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강요로 인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이성애자들에게 강요한다고 동성애자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같은 이치다.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결코 그 경계를 허물 수 없다. 오늘 만찬에 참석한 성소수자 부모들은 모두와 같은 평범한 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뭔가 잘못해 아이들이 그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 자책했다고 한다. 성소수자를 금기시한 사회가 만든 무의식적 행동이다. 오직 이성애자만이 정상이라고 보는 시각에서 보면 성소수자들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시각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당사자의 고통도 심하지만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부모 역시 결코 쉬울 수가 없다.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상담조차 할 수 없었던 수많은 성소수자 부모들에게 이 모임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먼저 경험했기 때문에 불안하고 힘겨운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으니 말이다.

KBS 1TV <거리의 만찬> EP. 24 ‘오버 더 레인보우’ 편

성소수자들을 왜 차별하는가? 성 정체성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동성애가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다.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그들은 여전히 자신을 숨기거나 사회의 냉대에 힘겹게 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편견은 무서운 것이다. 성소수자를 악마로 만들어버린 그 편견은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다.  그들이 다른 것은 이성애자가 아니라는 점 외에는 없다. 그 차이가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어버이날 <거리의 만찬>이 성소수자 부모를 만난 것은 감사할 정도로 벅찬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외면 받는 존재들인 성소수자, 그들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힘겨움을 함께 나눠야 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는 중요했다.

성소수자와 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들이 살고 싶은 삶을 사는 것에 대해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자연스럽게 그 삶을 인정해달라는 요구 외에는 없다. 그들은 평범한 우리이고 우리의 이웃일 뿐이다. 그 편견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는 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 

존재하지도 않는 공포를 품고 살아가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일부가 만들어낸 공포를 전체가 믿어서 생기는 불안은 모두를 힘들게 만들 뿐이다. 자연스럽게 드러난 성 정체성을 왜 사회가 타인이 억압하고 강요하는가? 그 모든 것을 인정하는 순간 모두가 행복해질 수밖에 없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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