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박상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선정성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미스트롯은 선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정도 노출이 문제라면 수영선수, 체조선수는 화면에 나오면 안 된다”라는 주장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심의위원으로 갖춰야 할 감수성이나 양성 평등적 사고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내일은 미스트롯’은 TV조선의 음악 예능이다. 미스트롯은 차세대 트롯퀸을 찾겠다는 콘셉트로 제작됐으며, 여성 참가자들의 음악 경연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방송은 최고시청률 18.1%(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는 등 TV조선 역대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내일은 미스트롯 방송화면. 아래 사진은 고등학생 참가자들이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쳐)

‘내일은 미스트롯’은 최고시청률 기록과 함께 선정성 논란도 뒤따르고 있다. 미스트롯은 10대 출연자에게 몸에 딱 붙는 원피스를 입혔다. 또 출연자들은 수영복에 버금가는 의상을 착용하고, 경연 과정에서 자극적인 춤을 췄다. 다수 언론은 미스트롯의 시청률과 별개로 성 상품화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정성 논란은 방통심의위 민원으로 이어졌다. 방통심의위에는 미스트롯 선정성과 관련한 다수 민원이 들어왔고, 9일 방통심의위 방송소위는 해당 방송을 심의했다. 전광삼 상임위원, 박상수·심영섭 위원은 해당 방송에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 윤정주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냈다.

이날 박상수 위원은 미스트롯의 선정성 문제를 두고 여성 스포츠 경기를 언급했다. 박상수 위원은 “해당 방송을 여러 차례 봤다. 실제 현장에서 공연을 관람한 친구한테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문제 삼을 게 없다. 선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이 정도 노출이 문제라면 수영선수·체조선수는 화면에 나오면 안 된다. 미스트롯은 그보다 더 보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박상수 위원이 미스트롯과 상관이 없는 스포츠 선수들을 비교한 것이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박상수 위원의 말에 동의한다”면서 “이번 심의에 품위유지 조항이 들어갔는데, 품위 있게 오락 프로그램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심영섭 위원은 “이런 프로그램이 문제라 생각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방통심의위가 프로듀스 101 등 비슷한 형태의 방송에 대해 심의를 하지 않았다. 동일한 기준으로 심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정주 위원은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냈다. 윤정주 위원은 “해당 방송이 여성을 전시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해당 프로그램은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시즌2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방송에서는 여성을 나열해서 전시품처럼 만드는 구성을 하지 않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박상수 위원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동준 활동가는 “미스트롯은 미스코리아를 기반으로 한 방송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면서 “해당 방송이 선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스포츠 선수를 비교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성 감수성이 없는 발언이었고, 심의위원으로 당연히 갖춰야 할 양성 평등적 사고가 없는 표현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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