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기술의 발전으로 주요 ICT 기업이 미디어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사실 ICT 기업들이 미디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디어 분야에서 컨버전시(융합)가 가시화된 20세기 후반부터 리딩 ICT 기업들은 신사업 동력으로 미디어와의 융합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과거 글로벌 SW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포털 기반으로 게시판이나 채팅, 뉴스 등을 서비스하는 MSN을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미디어 분야에 진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리딩 ICT 기업들은 신사업 분야에서 미디어 연계형 서비스는 주류를 이루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CT 기업들도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뉴스 구독서비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

최근 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글로벌 ICT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7년부터 아이폰 판매가 정체에 빠지자 뉴스 콘텐츠 유통서비스에 주목했다. 이에 등장한 것이 2019년 3월 25일 공개된 뉴스플러스(Apple News+)와 TV플러스(TV+)이다. 만약 이번 변신이 성공한다면, 애플은 아이폰 개발 이후 최대 변신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애플의 뉴스 서비스 사업은 하드웨어 중심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 판매 기업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제 애플은 2020년까지 애플의 서비스 사업이 500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창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애플 뉴스플러스는 월 9.99달러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TIME, Wired, CNN, ESPN,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 신문과 방송사, GQ, 에스콰이어, 뉴요커 등 잡지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뉴스플러스는 월 구독료만 지불하고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애플은 별도 뉴스 앱을 보급하여 이용자들이 선택한 뉴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뉴스 콘텐츠는 제휴를 통해 인링크(in-link) 방식으로 서비스하며 광고 수익은 차등 배분하기로 했다.

뉴스 콘텐츠 내에서 언론사 집행 광고는 언론사가 100%, 애플 집행 광고는 70%(언론사), 30%(애플)로 배분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뉴스플러스에 대한 평가는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공개 이틀 만에 가입자가 20만 명을 넘었다고 하지만 애플의 전체 수익구조 측면에서 본다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 뉴스플러스의 성패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뉴스서비스 화면

구글

유튜브 이외에 구글은 별도 앱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방식으로 뉴스스탠드(News Stand)와 구글 뉴스 앱이 있다. 초기 뉴스스탠드가 뉴스 앱으로 발전했다. 구글 뉴스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스마트 기기용 뉴스 앱으로 나에게 중요한 뉴스를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관심사와 주제를 사전에 등록하여 지역별로,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건 관련 뉴스를 제공한다. 구글은 2013년 11월부터 앱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 뉴스 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통해 뉴스 매체를 한 곳에서 읽을 수 있는 환경이며 잡지, 신문, 블로그, 뉴스 웹사이트를 구독해,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화면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 기기에서도 왼쪽으로 드래그할 경우 브리핑 서비스가 제공된다. 브리핑은 사용자와 관련성이 높은 뉴스를 간편하게 확인하는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수시로 업데이트된다. 지역, 국가, 전 세계 콘텐츠 등 다섯 가지 뉴스를 확인할 수 있고 스포츠, 정치, 비즈니스, 기술, 날씨 등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뉴스피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수익구조가 불투명했던 페이스북에게 뉴스피드 서비스는 확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막강한 사용자 수를 바탕으로 페이스북은 뉴스피드 서비스를 하고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실제 2019년 1분기까지 페이스북은 현재 뉴스피드에 게재하는 광고에서 대부분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뉴스피드로 인한 문제점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가짜뉴스, 개인정보 유출 논란, 뉴스피드 광고 피로감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무분별한 가짜뉴스와 광고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페이스북은 공개형 서비스와 함께 조만간 프라이버시가 보호받을 수 있는 폐쇄형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페이스북 창업자이며 최고경영자인 저커버그는 지난 4월 30일 2019 개발자 행사에서 “The future is private”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소셜 플랫폼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럴 경우 그동안 뉴스피드를 통한 광고매출의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쇼핑과 페이 등을 이용한 결제시장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사진=연합뉴스)

리딩 ICT 기업들의 다르지만 비슷한 미디어 전략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은 각각 영역은 다르지만 글로벌 리딩 ICT 기업들이다. 애플은 아이폰 생태계를 구축했고, 구글 역시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시장을 개척했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분야의 최대 강자이다. 이들이 미디어에 주목하는 것은 역시 미디어 콘텐츠의 암묵적인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정보는 인터넷 공간에 많지만 고급정보를 생산하는 소스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리딩 ICT 기업들은 양질의 정보 콘텐츠를 미디어로부터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의 미디어 전략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리딩 ICT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미디어 콘텐츠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은 매출의 상당수가 뉴스와 연계된 광고 수익이기도 하다. 그리고 구글 유튜브 역시 광고 수익이 높다는 점에서 리딩 ICT 기업들의 수익원 기능을 하고 있다. 둘째, 뉴스가 범용 전달형 서비스에서 개인화된 연계형 서비스로 전환을 모색 중에 있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이미 뉴스를 개인화된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하고 있다. 구글 역시 뉴스 앱에서 최적화된 개인화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뉴스 콘텐츠 지정은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구글, 애플)과 알고리즘으로 제공하는 방식(페이스북)이 있다. 셋째, 리딩 ICT 기업들은 강점인 사업과 연계한 신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애플 역시 애플 생태계에서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개방형이건, 폐쇄형이건 관심 있는 뉴스피드 추천과 공유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뉴스추천 기능의 비중을 줄일 생각이다.

이와 같이 리딩 ICT 기업들의 미디어 전략을 살펴본다면, 국내 ICT 기업들 역시 전통적인 미디어 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동안 포털 뉴스서비스가 중심이었던 국내 시장에서 메신저인 카카오톡 등이 뉴스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확대될 것이다. 한국은 아직 시장이 작기 때문에 포털과 소셜 메신저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차원의 서비스 방식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 업계 차원이나 생태계의 다양성이란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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