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능 프로그램 중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사람 냄새 나는 방송이 또 있을까. JTBC <한끼줍쇼> 또한 불특정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연스러운 웃음과 진행을 추구하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좀 더 인간미 넘치는 듯하다.

7일 방영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선 유재석과 조세호가 항구도시 부산을 찾았다. 해운대, 광안리 등 바다로 유명한 부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이고, 개그계의 대부 이경규의 고향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왔던 부산은 영도를 중심으로 조선업이 자리잡고 있는 산업도시이기도 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날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집중 조명한 이들은 부산 조선업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깡깡이 마을 할머니들이었다. 부산항 안쪽 깊숙이, 영도 최서북단에 위치한 깡깡이 마을(대평동)에서 수십 년간 깡깡이일에 종사해온 할머니 할아버지와 만난 유재석과 조세호는 생사를 무릅쓴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어르신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긴 항해에 지친 배들이 잠시 쉬어가던 깡깡이 마을에는, 그 배들의 녹슨 부분을 다 때리고 표면을 그라인더로 갈아낸 후 페인트칠을 하던 '깡깡이들'이 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망치질을 하다 보면 끝나는 하루. 외줄에 매달려 거대한 선박의 표면을 내리치던 순간부터 하루 업무를 마친 후 땅을 디디면 '이제 살았구나' 하던, 듣기만 해도 아찔한 당시 현실. 깡깡이 할머니들은 그렇게 위험천만한 하루하루를 버텼고, 자녀 가족을 건사하면서 한평생 사셨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깡깡이 할머니들의 인생이 조명된 것은 어쩌면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처음이 아닐까. 깡깡이 할머니들의 고단했던 삶을 예능으로만 소모하는 것이 아닌, 한 분 한 분과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삶을 잠시나마 돌아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한평생 정직하게 일했던 노동자에 대한 깊은 예우가 담겨 있다.

깡깡이 할머니의 삶을 조명했던 부산 편 외에도 유재석과 조세호가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평범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따뜻한 웃음과 위안을 선사한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응원과 위로를 보내는 유재석과 조세호의 사람 여행 유랑기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좀 더 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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