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는 외박중'이 점점 더 막장 산으로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까지 부족한 스토리 라인을 국민여동생 문근영과 장근석이 버텨왔지만 더는 어려울 듯하다. 급기야 시청률도 6~8%에 머물고 있다. 아무리 배우가 연기를 잘해도 스토리가 빈약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린다. '매리는 외박중'은 개연성이 부족한 드라마다. 왜 이중 연애(이중가상결혼)를 해야 하고, 왜 이중동거를 해야만 하는가? 또한 정인(김재욱)의 아버지 정석(박준규)은 굳이 위매리(문근영)를 며느리고 삼으려고 하는지? 2% 부족한 설정이다. 물론 드라마 흐름상 정석이 위매리의 엄마를 좋아했지만 자신은 현실에서 위매리 엄마와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대신 아들 정인을 위매리와 결혼시킴으로써 대리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아직 작품의 의도가 불분명뿐만 아니라 이처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미 11회가 방송되었지만 드라마는 한치 앞도 나아가지 못하고 도돌이표 진행으로 맴도는 듯하다. 이중연애와 이중동거처럼 말이다. 위매리가 장근석과 김재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중연애 동안에 무결과 매리는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만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는 시점 -위매리와 무결이 키스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보이겠구나 하는 기대를 가졌지만 도돌이표였다. 그간 서로에게 끌리던 마음을 애써 부정해왔던 이들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스토리라인선 한발을 내딛는 듯했지만 제자리였다. 키스 장면으로 아슬아슬하던 무결-매리 커플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정인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실망만 주었다.

삼각러브라인에 서준의 참여로 갈등이 더해지면서 드라마에 활기를 찾아 줄 것으로 여겼지만 서준은 주변인에 불과했다. 삼각관계에 전혀 끼어들지 못하고 주변에서 서성이는 단순 캐릭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삼각 혹은 사각관계가 진행되면서 갈등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느끼는 감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중동거라는 만화적 막장 코드를 삽입하지 않아도 젊은이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릴 수도 있었을 텐데 실망스럽기도 하다. 언제쯤 도돌이표 진행을 멈추고 마침표를 찍기 위해 진행이 이루어질지 궁금할 뿐이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상승은 고사하고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작진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급기야 작가교체까지 했다는 소식을 접하는 시청자로서는 황당하면서 안타까운 생각을 저버릴 수 없다. 물론 작가 교체로 인해 캐릭터의 변화를 느낄 수는 있었다. 그동안 무결은 단답형 대답 외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지만 솔직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캐릭터로 바뀌었고, 무미건조한 정인은 위매리를 위해 아침상을 차리면서 위매리에게 아침인사를 어떻게 말할지 예행 연습하는 장면에서 빵 터지게 만들었다. 작가 교체 후 변화의 모습이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제2의 스토리 구성이 시작된 만큼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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