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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검경수사권 조정 모두까기 소재에 장자연·김학의 빠져'입맛 맞는 수사' 지적하며 '입맛 맞는 사례' 거론 …"수사권 조정 전에 노조 수사부터"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5.08 12:06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조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조선일보는 검찰과 경찰 양측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조선일보는 검경이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한다며 수사권 조정을 이권 챙기기로 매도하고 있다. 문제적 수사의 사례를 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 중인 수사만 거론한다.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 등은 언급도 없다. 조선일보가 입맛에 맞는 수사를 지적하면서 입맛에 맞는 사례만 들고 있는 셈이다.

▲8일자 조선일보 3면.

8일자 조선일보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기사에 3면 전면을 할애했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사를 살펴보면 수사권 조정의 본질보다 검경 수사에 대한 불만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먼저 조선일보는 검찰에 날을 세웠다. 조선일보는 <검찰, 적폐수사 칼 휘두르며 인권 무시하더니…이제와서 "기본권" 운운> 기사에서 "검찰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시행될 경우 국민의 인권이 침해된다고 하고 있다"며 "경찰이 1차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모두 갖게 되면 자의적인 수사가 가능해지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온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수사권과 독점적인 기소권을 앞세워 그 어떤 국가 기관보다 국민 인권을 침해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특히 검찰 권력의 유지를 위해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한 사례는 수십 년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된 검찰 수사를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의 사례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적폐 수사라는 명목의 하명 수사를 해왔고 이 과정에서 수사를 받는 사람의 인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실상 첫 적폐 수사였던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에서는 수사를 받던 피의자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국정원 소속 정모 변호사와 현직 검찰 간부였던 변창훈 차장검사는 2013년 검찰의 댓글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가자 이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들을 사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도 지난해 12월 투신해 숨졌다"며 "이 전 사령관은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할 때 수갑을 찬 상태로 포토라인에 서야 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은 '관행'으로 치부했지만 '무죄추정원칙'을 무시한 명백한 인권 침해였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경찰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경찰, 드루킹·前울산시장 사건 등 입맛대로 수사…수사권 자격 논란> 기사에서 "경찰은 지금도 전체 형사 사건의 98%를 수사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며 "수사와 관련해선 지금도 경찰 권한이 작지 않다는 뜻"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회에 회부된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 수사와 관련된 경찰 권한은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된다"며 "경찰은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으면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도 있고 담당 경찰관의 직무 배제·징계도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경찰 수사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번 정부 들어 진행된 수사를 예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경찰은 이번 정부 들어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사건은 적극 수사하고 불리한 사건은 다루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경찰은 지난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했다.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일당이 벌인 댓글 조작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현 정권 인사들의 공모 여부가 핵심이었다"며 "그러나 경찰 수사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곤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경찰 수사로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졌다"며 "경찰은 김 시장이 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은 당일 시장 비서실과 시청 사무실 5곳을 압수 수색했다. 김 시장은 이후 지지율이 급락했고 낙선했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김 전 시장의 측근들에게 지난달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선일보의 보도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본질을 흐린다는 지적이다. 수사권 조정의 본질은 신속하고 원할한 수사 환경을 조성해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경찰의 수사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신속한 수사가 가능하게 하고 검경 상호 견제 기능을 강화하자는 게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이라며 "조선일보의 이러한 보도는 아무 것도 손 대지 말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가 검경 수사의 문제적 사례로 든 것도 편향성이 짙다는 지적이다. 사정기관의 수사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특정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당장 검찰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가 재조사 중인 장자연 사건 수사 은폐 의혹, 김학의 성접대 의혹 등도 사정기관의 문제적 수사로 손꼽힌다. 그러나 조선일보 보도에서 이러한 사건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선일보가 정권 입맛에 맞는 검경 수사를 지적하면서 정작 사례는 자신들 입맛에 맞는 사례만 골라 넣은 셈이다.

▲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노조 혐오도 잊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검·경은 수사 권력 쟁탈전 앞서 폭력 노조 수사부터 하라> 사설에서 "불법을 적발해 기업과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법질서를 세우는 것은 수사기관들의 기본 임무"라며 "그러나 업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불법 노조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기는커녕 멀찍이 지켜보다가 철수하기 일쑤"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경찰에 신고한 업체는 보복을 당한다. 오히려 검·경에 불려다니고 근로감독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주민들이 수사기관에 민원을 해도 노조가 아니라 업체에 빨리 해결하라고 종용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며 "검·경 공권력이 국민 권리가 아니라 노조 이권 수호를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경찰은 기업 임원이 민노총에 피투성이로 폭행을 당하는데도 뒷짐을 졌다. 국회 담장을 무너뜨린 민노총 폭력시위대는 다 풀려나고, 그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는 경찰서 앞마당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검찰총장은 민노총이 대검찰청 청사를 점거하자 뒷문으로 퇴근했다. 불법 세력이 법에 도전하는데 불법을 수사하는 기관 최고 책임자가 도피하듯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검·경이 수사 권력을 더 차지하겠다고 싸우는 것은 기본적으로 이권 다툼"이라고 매도하며, "국민이 폭행을 당하고 공기관이 점거당해도 수수방관하던 검·경이 더 많은 수사 권력을 챙기는 데는 말끝마다 '국민'을 내세운다. 심지어 자신들이 '인권'을 더 충실히 보장한다는 말까지 한다. 양심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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