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자유한국당의 반발과 장외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의원 몇 명이 삭발을 하고, 황교안 대표는 전국을 돌며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시종 주장하는 것은 독재이다. 그러나 무진 애를 쓰고 있지만 독재타도란 구호는 아무래도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심지어 유신정권을 개발을 위한 독재라고 옹호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망국으로 가는 좌파독재라는 비논리와 비상식을 동원하기도 한다. 세상에 해도 좋은 독재나 착한 독재는 있을 수 없다. 개발이 목적이면 독재도 괜찮다는 논리는 바로 대표적인 독재의 논리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정치적 계산이 선 주장이겠지만 설득력은 없다. 애써 국민여론을 외면하려고 하지만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는 없다. 그래서였을까. 자유한국당의 무리수가 돌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서울역 광장에서 4대강 보 해체를 반대하는 집회에서 청와대를 폭파하자는 주장을 했다.

김무성 "다이너마이트로 청와대 폭파"…'폭언 폭주' 한국당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김무성 전 의원을 내란죄로 다스려주십시오’라는 청원을 올렸고, 적지 않은 동의를 받고 있다. 최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을 협박한 혐의로 한 유튜버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한 사람에 대한 협박이 아니라 수백 명이 상주하고, 더군다나 국가 원수가 거주하는 청와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자는 주장은 그보다 훨씬 심각한 행위이다.

정부 비판은 야당의 숙명이자 본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선은 존재한다. 독재라는 주장도 공감을 받든 말든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정치적 결과는 선거로 심판 받으면 그만이다. 다만 대통령이 거주하는 청와대를 폭파하자는 주장과 선동은 야당에게 허용된 비판의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선 것이다.

독재의 상징 중 하나인 ‘막걸리 보안법’이라는 것이 있었다. 시민들이 술을 마시다가 홧김에 독재정권을 욕한 것마저 잡혀가는 상황을 풍자한 현상이었다. 독재를 독재라고 했다고 잡혀가고, 감옥에 갇혀야 했다. 진짜 독재는 독재라는 말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경험으로도 체득한 논리이다. 청와대를 폭파하자는 선동에도 당사자에게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의 주장대로 독재라면, 청와대를 폭파시키자는 말에도 잡아가지 않는 정말 이상한 독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페이지 갈무리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하려고 하더라도 김무성 의원의 청와대 폭파 발언은 용납이 되지 않는다. 자유한국당의 독재 주장을 그대로 인정하더라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하자는 것은 지나치다는 말로는 부족한 폭력이고 테러이다. 청와대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의 막말 정치가 정말로 이성을 잃고 폭주하고 있다.

새삼 청와대 국민청원 170만 명을 넘긴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마저도 조작이다, 북한이 개입했다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눈을 돌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부 비판을 얼마든지 해도 그것을 말릴 사람은 없다. 그러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야 한다.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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