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지난주처럼 <워리어스 웨이>를 찾아헤매실 분들을 위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12월 2주차 미국 박스오피스 소식에서 <워리어스 웨이>는 14위로 떨어졌습니다. 주말 흥행수입은 941,000불로 추정하고 있어 1백만 불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극장수는 줄지 않았으나 소규모 개봉 중인 <127시간>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총 흥행수입은 4,918,000불... 참담한 성적입니다. 국내에서의 흥행도 시원치 않은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본론으로 들어가죠.
전작들과 비교하면 이번 편의 흥행수입이 얼마나 저조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큰 성공을 거뒀던 1편은 개봉 첫 주말에 6,500만 불을 넘었고, 최종수입에서 1편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2편도 5,500만 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3편은 앞선 두 영화가 기록했던 것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죠. 심지어 미국 내에서는 철저하게 흥행에 실패해 제작사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황금 나침반>보다 적은 금액입니다. 2007년의 동 기간에 개봉했던 <황금 나침반>은 제작비 1억 8천만 불에 미국 내 최종수입이 7천만 불에 그쳤습니다. <나니아 연대기>도 이번엔 1억 불을 돌파하기가 요원해 보입니다.
사실 <나니아 연대기>는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에 비해 좀 더 저연령층에 맞춰진 영화입니다. 그렇다 보니 흥행에서 뚜렷한 성적을 보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1편의 흥행은 판타지 열풍으로 인해 득을 본 것이 컸죠. 원작이 7편까지 있어 이번 흥행결과에 따라 속편이 더 제작될 가능성도 없지 않았지만, 이것으로 <나니아 연대기>는 종결이 될 듯합니다.
주말수입이 말해주듯 <투어리스트>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혹평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IMDB에서는 평점 6.1을 달리고 있고, 로튼에서는 더 참혹해 2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감상평 역시 "근래 본 영화 중 이토록 지루한 영화도 드물 것이다"라고 했었죠... 로저 이버트의 리뷰를 보니 이렇게 말했더군요.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한 자들이 가진 대단한 재능을 생각하면 정말 우울하다. 각색과 연출을 겸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는 <타인의 삶>으로 2007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각색에 참여한 또 다른 사람은 크리스토퍼 맥쿼리와 줄리안 펠로우스다. (이 두 사람은 각각 <유주얼 서스펙트>와 <고스포드 파크>로 아카데미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원작은 어떤가? 제로미 샐레의 <안소니 짐머>는 세자르에서 신인상 후보에 오른 영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조차 <투어리스트>가 엉망진창인 영화가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약간의 의역이 들어가긴 했지만 어쨌거나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타인의 삶>을 떠올리면 그럴 수밖에 없을 듯...
<블랙 스완>은 <레슬러> 이후에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선택한 스릴러입니다. 그로테스크한 포스터로 단숨에 시선을 집중시켰던 이 영화는 현재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IMDB에서도 평점 8.9를 받고 있으며 로튼에서는 87%를 기록 중입니다. 앤드류 오헤어는 이 영화를 두고 아카데미에서 다관왕을 노려봄직한 영화라 평했더군요.
뉴욕의 발레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블랙 스완>은 두 명의 발레리나가 대립하는 이야기입니다. '백조의 호수'의 공연을 앞두고 감독은 주인공을 맡을 발레리나를 교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베스(위노나 라이더)를 해고하고 니나(나탈리 포트만)를 유력한 후보에 올립니다. 니나가 한껏 들뜬 것도 잠시, 릴리(밀라 쿠니스)가 나타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릅니다. 감독도 이 둘을 놓고 고민에 빠지는데, 니나는 백조에 적역인 반면에 릴리는 흑조 그 자체입니다. 두 역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한 상황이라 혼전을 거듭하게 되고... 결국 니나는 배역을 따내고자 악한 면을 드러냅니다.
어째 <쇼 걸>의 그것이 연상되는 것은 저뿐만이 아니겠죠? 물론 완성도에서는 비교가 안 될 테니 저도 기대가 큽니다.
<블랙 스완>의 예고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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