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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남2’ 설정이라도 괜찮아, 김승현 가족에게 시트콤을 허하라[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9.05.03 11:49

KBS2 가족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를 통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김승현 가족 에피소드가 점점 시트콤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아무리 리얼을 표방한다고 한들 예능이라는 특성상 어느 정도 대본 혹은 설정이 있기 마련이고, 2017년부터 <살림남2>에 장기 출연한 김승현 가족의 경우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거의 다 나왔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족 시트콤처럼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1일 방영한 <살림남2> 에피소드는 최근 우유 CF에 출연하는 등 방송, 광고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는 김승현 가족의 현재 위상을 생각하면 조금은 억지라는 생각도 든다.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이날 <살림남2>에서 방영한 에피소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날이 심해지는 미세먼지에 공기청정기를 집에 들이고 싶은 김승현 엄마 백옥자의 성화에, 김승현은 아버지 김언중과 어머니와 함께 집 근처 대형 가전제품 매장을 찾아간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싼 공기청정기 포함, 청소기, 세탁기, 안마의자 등 이것저것 사고 싶어 하는 어머니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린고비 아버지가 티격태격 갈등을 벌이는 사이, 최근 TV 출연도 하고 행사도 해서 여유가 생겼다는 김승현이 어머니가 구입하고 싶어 하는 가전제품을 흔쾌히 결제하며 훈훈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김승현의 통 큰 효도에는 놀랄만한 비밀이 숨어 있었다. 그에게 갑자기 목돈이 생긴 것은 급격히 늘어난 방송, 행사 출연 때문이 아니라, 전세로 살던 옥탑방이 집주인 요청에 의해 월세로 돌려짐에 따라 보증금 차액을 돌려받아 생긴 돈이었다. 이 사실을 안 김승현의 부모님은 분노했고, 결국 어머니는 김승현이 구매한 모든 가전제품을 취소하기에 이른다. 

이날 에피소드는 설령 대본 상 설정이라고 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물론, 최근 광고와 행사 출연 덕분에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손에 쥔다고 해도, 그간 근검절약이 몸이 배인 김승현 부모 성향 상 흥청망청 쓰지는 않을 것 같기에 가능한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족 전체가 지상파 예능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광고 촬영도 하는 등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긴 하지만, 정작 배우 김승현의 개인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것도 이 에피소드에 약간이나마 설득력을 부여한다.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수십 년 동안 한 업종에 종사해온 성실함과 근검절약이 몸이 배인 부모 밑에서 아직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김승현 형제. 그런 아들들을 답답하게 여기면서도 자식들과 손녀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김승현 부모의 가족사랑은 그들 못지않게 부모, 자식 때문에 갈등을 겪는 보통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또한 가족 때문에 울고 웃는 김승현 가족의 평범한 일상은 가족을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렇게 인기를 얻은 후 지상파 예능 장기근속 출연에 광고까지 찍은 스타가족이 되었지만, <살림남2> 김승현 가족은 넉넉지 않은 벌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아들들의 형편을 걱정하고, 수백만 원 가전제품에 벌벌 떠는 모습을 보인다. 설정이 의심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맛깔나게 보여주고 있는 김승현 가족에게 아예 대놓고 가족 시트콤을 허하는 것이 어떨까. 이미 <살림남2>에서 리얼 예능이 아닌, 한 편의 잘 짜인 가족 시트콤을 보여주고 있는 김승현 가족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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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돌양  knu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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