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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뉴스 언어, 객관성·공정성 지키려면[세미나] '방송 입말의 언어적 기능과 사회 문화적 역할'…주체 없는 수동태·차별적 어휘 지양해야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5.03 08:33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뉴스 언어와 관련해 국어학, 저널리즘 관점에서 방송사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송뉴스 언어가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이 중대한 만큼 비속어·외래어 등 국어학적 주의를 요함은 물론, 주체가 없는 수동태 문장이나 정치적 편향 표현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는 언어표현을 지양해야 한다는 얘기다.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방송문화진흥회 후원,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방송 입말의 언어적 기능과 사회 문화적 역할' 세미나에서 이완수 동서대 교수는 방송뉴스 언어의 문제점을 국어학과 저널리즘 관점에서 짚었다.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방송문화진흥회 후원,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방송 입말의 언어적 기능과 사회 문화적 역할'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미디어스)

이 교수는 "방송뉴스 언어는 다른 어떤 매체 언어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방송뉴스는 입말(일상적인 대화에서 쓰는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언어나 표현은 곧바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언론보도는 국어문장인 동시에 기사문장이라는 점을 짚으며 "기사라는 글은 언어 측면에서의 기준이 적용될 뿐 아니라, 저널리즘 측면에서도 엄격한 준칙이 함께 적용된다. 뉴스문장이나 언어는 어떤 글이나 어법보다 더 까다롭고 철저하게 다듬어 사용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스문장은 사실정보에 기초해야 하며, 사실정보와 의견정보를 구분해야 하며, 기자의 주관적 표현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뉴스 언어에서 이 교수가 지적하는 저널리즘 측면에서의 문제점은 언론의 객관성·공정성과 맞닿아 있다. 문장의 주체가 없이 피동형 서술어로 문장을 종결짓거나, 기관 등 비생물 주체를 주어로 인용하거나, 소수의견을 전체의견으로 일반화하거나, 차별적 어휘를 사용하거나, 정치적 편향이 개입된 어휘를 사용하는 것 등이 언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어문장은 문장을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기사를 능동형으로 쓰게 되면 기자들은 주체와 정보의 출처를 명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고, 이는 주체 명시를 피하면서 객관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식의 수동태 문장 등으로 나타난다. 이 교수는 "주어가 없는 상태에서 '~로 추정된다', '~로 예상된다', '~라는 지적이다' 등의 표현은 저널리즘 행위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이 교수는 술어 문장을 쓸 때 기자 개인의 감정이 개입되는 듯한 '강조했다', '주장했다', '분노했다', '의견을 제시했다', '열변을 토했다' 등의 표현도 극도로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술어 문장을 쓸 때 중요한 저널리즘의 기준은 정확한 전달"이라며 "최종 술어는 원칙적으로 '했다', '말했다', '밝혔다', '덧붙였다' 등 4개만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단일 인물이나 소수의견을 전체 의견인 것처럼 일반화하는 표현도 주의해야할 점이다. 이 교수는 '일부 전문가들은', 'OOO 변호사는', '학계에서는' 등의 표현에 대해 "기사의 앞 부분에 '전문가들', '학계'라는 집단을 통칭한 다음에 특정 인물을 인용하여, 특정 인물의 의견이 집단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어휘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체벌'을 '사랑의 매'로 표현하는 등 특정 직업이나 계층이 즐겨쓰는 어휘를 사용하는 경우, 특정 집단의 인식을 시청자에게 강요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공권력', '민중', '날치기', '실력저지', '촌지' 등 특정 관점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정치적 편향·가치판단이 개입된 언어는 이 어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념, 의도 등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중매체는 대중의 언어를 결정하기 때문에 자정적 노력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고쳐지기 어렵다. 방송 내부의 언어를 순화하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면서 "잘못된 방송언어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을 통해 잘못된 내용을 정기적으로 공표하고, 일상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개선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이 교수는 채널 간 시장경쟁에서 비롯된 정치적 이념 경쟁으로 인한 편향적이고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했다. 프로그램 진행자나 기자 뿐만 아니라 방송사가 섭외한 패널들의 언어에 대해서도 국어학과 저널리즘 측면에서의 심도있는 고민과 정정고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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