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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 1회- 강렬했던 첫방! 변신 조정석, 거대한 ‘횃불 민란’ 장면 압권동학농민운동의 시작… 묵직한 메시지와 빛나는 연출, 명연기로 시청자 사로잡았다
장영 기자 | 승인 2019.04.27 11:49

강렬했다. 이 표현이 <녹두꽃> 첫 회를 정리할 수 있는 최고의 한 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앞장서고 민초들이 횃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탐관오리들의 수탈로 곪을 대로 곪아버린 사회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민초들은 그렇게 일어섰다.

전라도 고부에 사는 전봉준(최무성)과 전주 상단을 이끄는 전주 여각의 송자인(한예리), 그리고 고부를 장악하고 있는 고부군아의 이방 백가 백만득(박혁권)은 악랄하고 탐욕스럽다. 여기에 탐관오리의 상징과 같은 고부 군수 조병갑까지, 쌀이 많이 나는 고부는 소리 없는 전쟁터였다.

관아에 소속되어 험한 일만 도맡아 하는 이강(조정석)은 고부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왈자다. 백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의 신분은 얼자다. 백가가 아내의 몸종을 탐해 낳은 아이가 바로 이강이었다. 본처의 자식 이현(윤시윤)이 나오기 전까지 이강의 삶은 평온했다.

적자가 나오자 이강은 백가의 해결사로 키워졌다. 몽둥이를 들고 백가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백가의 일원이 되기 어려웠다. 얼자로 태어나 백가의 일원이 되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고자 했던 이강의 삶은 그날 그렇게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들에게 살인까지 시키는 아비의 행동과 민중 봉기는 맞닿아 있었다.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

전 재산을 뇌물로 주고 고부 군수가 된 조병갑은 그렇게 백성을 수탈해 엄청난 돈을 챙겼다. 당시에는 매관매직을 해서 백성을 수탈해 배를 불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조선 시대의 몰락은 그렇게 내부가 곪아 터지며 시작되었다. 조병갑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이방 백가의 악랄함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이방까지 된 백가는 악랄하게 돈을 벌었다. 백성들의 고혈까지 짜내 축적한 재산으로 그는 적자 이현이 고위 관료가 되어 집안 전체가 신분 상승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탐욕스런 백가의 운명은 갑오년에 시작되었다.

전주의 상단을 이끄는 자인은 전라도 보부상들의 대부인 송봉길의 무남독녀 외동딸이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홀로 상단을 이끌겠다는 강단 있는 자인은 쌀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직접 고부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고부에서 자인은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탐욕스러운 아버지 백가와 달리 아들 이현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개화주의자가 된다. 일본에 다녀온 후 더욱 개화에 눈을 뜬 이현은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높은 벼슬보다 세상을 바꾸는 데 더 관심이 있다. 합리적이며 인간적인 이현을 짝사랑하는 황명심(박규영)과 잔인한 운명이 될 수밖에 없는 이현까지 삼각관계는 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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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 군수에서 쫓겨났던 조병갑이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조병갑을 불러들여 다시 수탈을 하려는 백가. 그렇게 수많은 신임 고부 군수가 알아서 도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지고 마침내 조병갑이 다시 고부 군수가 되어 돌아왔다.

마지막 순간 조병갑을 고부 군수로 맞이하게 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전봉준의 동학에서 만든 결과였다. 악랄했던 조병갑을 다시 고부로 불러들여 민중 봉기를 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시작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며 상징적인 존재는 조병갑이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동학의 사발통문을 입수했던 자인은 망설였다. 오직 돈 남기는 게 최선인 그는 정치와 무관하다 생각했다. 백성들이 어떤 삶을 살든 그저 자신은 장사만 잘하면 그만이다. 일본에 높은 가격에 쌀을 팔기 위해 고부까지 들어온 자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고부 군수가 오면 방곡령도 끝나고 쌀 구매도 쉬워질 것이라 믿었다.

약제를 팔던 전봉준은 조병갑이 다시 돌아올 것을 확신했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이는 곧 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임을 자인은 확신했다. 그렇게 동학의 사발통문을 들고 관아로 향하는 그 과정은 자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관아로 향하는 길에서 목격한 백성들의 참혹한 현실은 외면하려 해도 외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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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는 사람들이 즐비한 그곳을 어렵게 지나쳐 관아 문을 연 순간 펼쳐진 그곳은 딴 세상이었다. 음식이 넘쳐나고 노래와 춤이 가득한 그곳은 죽어가는 사람들이 즐비한 거리와는 전혀 달랐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자인은 각성할 수밖에 없었다. 민란을 발고하기 위해 찾은 관아에서 자인은 민란에 동조하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전봉준과 황희 후손으로 과거 급제 후에도 타락한 관료들에 분노해 고부로 돌아와 가난한 선비로 살아가는 황석주(최원영)와 그를 따르는 양반들이 민란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렇게 횃불을 든 백성들이 관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백성을 위한 세상이 아닌 탐관오리들을 위한 세상으로 변한 1894년 갑오년 그렇게 민란은 시작되었다.

횃불을 제외한 그 어떤 빛도 없는 고부 민란 장면은 압권이었다. 일반적인 드라마라면 조명을 켜서 분위기 전달하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공적인 조명을 제거하고 오직 횃불에 집중해 그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 신경수 감독의 연출은 뛰어났다.

거대한 횃불은 민중의 분노다. 그렇게 횃불들이 모여 탐관오리들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은 심장이 멎을 듯한 강렬함으로 다가왔다. 거스를 수 없는 분노, 그 지독한 분노에 더는 참지 못하고 스스로 횃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민중의 행렬, <녹두꽃> 첫 회는 그렇게 강렬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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