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의 2019년도 1분기 광고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4% 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외에도 같은 기간 KBS, SBS의 광고매출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져 지상파의 광고매출 하락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상균) 비공개 정기이사회에서는 MBC의 1사분기 실적보고가 이뤄졌다. 방문진은 MBC의 관리감독기구이자 대주주로서 매년 상반기·하반기에 정기적으로 MBC 실적을 보고받지만, 분기 실적을 별도로 보고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상암동 MBC 사옥 (MBC)

방문진이 이 같은 이례적인 실적보고를 MBC에 요구한 까닭은 MBC가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방문진은 2018년도 MBC 결산을 보고받은 뒤 비용절감과 매출증대 노력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3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MBC에 대해 그동안 '실패할 자유'를 인정해왔던 방문진 다수이사들 사이에서 자구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MBC측은 1분기 광고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4% 하락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18년도 MBC 광고매출은 전년대비 198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고된 것이 1분기 실적이라고 해도 상황 악화를 감지할 수 있는 수치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달 초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전년대비 광고매출 하락세를 언급하며 "평창 동계 올림픽 특수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큰 폭의 하락"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날 보고에서는 타사의 1분기 광고매출도 보고됐는데 전년 동기 대비 KBS는 37%, SBS 21%, JTBC 14% 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BC는 자체적으로 비상경영 계획안을 마련 중이며 적용 시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내용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지난 정기이사회에서 매출대비 원가비율과 인건비 등이 지적된 것을 감안하면, 인건비와 제작비 상에서의 비용절감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MBC는 30년간 유지해 온 월화드라마를 잠정 폐지하고, 주말드라마도 내년 초부터는 폐지 가닥을 잡으면서 '선택과 집중'을 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BC 드라마본부는 25일 회의에서 7월 방송이 예정된 '어차피 두 번 사는 인생'을 끝으로 월화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향후 경과에 따라 월화드라마 재개, 금토드라마 편성 등 다양한 편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특별기획 드라마는 내년 2월까지만 방영된다. 밤 10시로 고정된 미니시리즈 편성 시간대도 밤 9시로 앞당겨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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