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대상은 유재석이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로 이미 2년 연속 수상했다. 그러나 올해엔 <패밀리가 떴다>의 후속인 <런닝맨>을 살리지 못했다. SBS는 MBC와 함께 KBS <해피선데이>의 독주를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따라서 올해 유재석의 SBS 대상은 힘들다.

대신에 강호동이 2007년의 구도를 재현하고 있다. 그는 2007년 당시 <스타킹>과 <야심만만> 두 개의 프로그램으로 SBS 연예대상을 받았었다. 올해엔 <스타킹>과 <강심장>이다.

<스타킹>은 <무한도전>처럼 ‘핫’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토요일에 없어서는 안 될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강심장>의 경우엔 현재 집단토크쇼 트렌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올해 SBS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강호동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심장>에선 이승기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아무도 그가 버라이어티 MC로 이 정도의 재능을 보일 거라고 예측하지 못했었다. 극적인 성공인데, 바로 이런 데서 ‘임팩트’가 형성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기는 최우수상의 강력한 후보다. 그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로 SBS 연기대상의 최우수상 후보이기도 하다. 이승기가 올해 SBS에서 연예대상, 연기대상 동시 최우수상의 주인공이 될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겠다. (<대물>과 <자이언트> 때문에 버거워보이기는 하지만)

- 통합연예대상은 강호동의 것 -

만약 방송 3사 통합연예대상이 있다면 그 대상의 주인공은 누굴까? 단연 강호동이다. 2010년은 그만큼 강호동의 괴력이 빛을 발한 한 해였다.

MBC에선 <무릎팍도사>가 당대를 대표하는 토크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KBS에선 위기에 빠진 <1박2일>을 이수근과 함께 살려냈다. 특히 고비마다 펼쳐 보인 ‘원맨쇼’가 그의 카리스마를 실감하게 했다. SBS에선 여전히 <스타킹>을 이끌고 있으며 <강심장>을 대표 집단토크쇼로 만들었다. 반면에 유재석은 <런닝맨>에서 흔들렸고, 연말엔 <놀러와>도 도전에 직면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올해 예능의 제왕은 바로 강호동이다.

어찌 보면 상당히 감동적인 일이다. 강호동은 그동안 유재석에 비해 평가절하당했으며, 대중으로부터도 비난을 들었었다. 2008년에 강호동은 MBC, KBS 두 곳의 연예대상을 받았는데, 인터넷에서 파란이 일었다. 그의 수상에 반발하는 네티즌의 분노였다. 심지어 강호동 대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운동까지 일어났었다. 강호동이 대상 받은 다음날 포털 메인을 장식한 건 ‘무관의 제왕 유재석, 대상보다 빛난 대인배’ 류의 글이었고, 정작 수상자인 강호동은 찬밥 취급을 받았다.

2009년엔 유재석이 대상을 두 개 받았기 때문에 수상결과 자체에서 강호동이 밀렸다. 올해엔 KBS의 이경규 변수 때문에 수상결과로 강호동이 압도하기는 힘들겠지만, 전체적인 활약상을 따졌을 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강호동이 단연 돋보인다. 올해의 활약으로 3년을 끌어온 ‘강호동 대상 자격 논란’은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도 그의 능력과 위상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정도로 그는 올해 확실히 빛났다.

문화평론가, 블로그http://ooljiana.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성룡과 퀸을 좋아했었고 영화감독을 잠시 꿈꿨었던 날라리다. 애국심이 과해서 가끔 불끈하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 아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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