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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맨시티 에데르송에 막혔지만 충분히 강렬했다[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9.04.21 14:56

손흥민의 골이 나오지 않으면 팀은 진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되었다. 맨시티와 연이어 경기를 치른 토트넘은 두 경기 모두 졌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는 1, 2차전 합산해서 결과를 낸다는 점에서 졌지만 이긴 경기였다. 하지만 이틀 뒤 치른 리그 경기에서 토트넘은 최소한 비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했다.

손흥민 토트넘의 유일한 존재감을 보였다

토트넘이나 맨시티나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모두가 승리를 원했다. 맨시티는 치열한 리그 우승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처지다. 토트넘의 경우도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서는 4위 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맨시티는 리버풀과 승점 1점을 두고 1위 다툼을 하고 있다. 토트넘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전통적인 EPL 강팀들이 모두 4위권 싸움을 하기 위해 모여 있다. 아스널, 첼시, 맨유가 단 3점 차이로 밀집되어 있다. 이중 두 팀은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못한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맨시티가 보다 여유롭게 선수들을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토트넘은 그렇지 못했다. 더블 스쿼드로 모든 선수가 최상위라고 봐도 문제가 없는 맨시티와 달리, 토트넘은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이 너무 적었다. 더욱 중원을 지배하는 시소코가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지며 오늘 경기도 나서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공을 몰고 가는 토트넘의 손흥민. [AFP=연합뉴스]

오늘 경기의 승패는 너무 일찍 판가름이 났다. 만약 손흥민의 첫 슛이 골로 연결되었다면 결과 역시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왼쪽에서 존 스톤스를 가볍게 제치며 슛을 했지만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혔다. 가까운 포스트를 노렸지만 에데르송은 이틀 전 당한 수모를 다시 당하지는 않았다.

반대쪽 포스트를 보고 슛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그만큼 각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최고의 움직임과 슛을 했다. 이런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조직력과 팀워크, 그리고 그런 전술을 모두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의 레벨은 전반 5분 완성되었다.

베르나르도 시우바가 왼쪽에 있던 아구에로에게 완벽한 패스를 했다. 득점 선두인 아구에로가 욕심을 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반대편에서 들어오는 어린 포든에게 패스를 했다. 자신보다 더 완벽하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에게 양보를 한 아구에로의 이 선택이 오늘 경기 승패를 갈랐다.

맨시티의 미래를 책임질 포든에게 감격적인 골을 선사한 아구에로의 이 판단 하나는 그들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골이 나오는 과정에서 완벽한 조직력으로 토트넘 수비를 무너트리는 장면은 이틀 전 경기에서도 수시로 나왔다. 그만큼 맨시티는 잘 훈련된 팀이라는 의미다.

토트넘 역시 대단한 팀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실점 후 수비 조직을 재정비해 추가골을 내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상대 전술에 바로 적용해 대응하는 전략은 결국 포체티노 감독을 위대하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손흥민은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 14분 손흥민의 패스를 시작으로 모우라가 앞으로 내준 공을 에릭센이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에데르송에 막혔다. 이틀 전 경기에서 세 골을 내준 에데르송이 더는 골을 내줄 수 없다고 단단히 다짐을 한 듯 오늘 경기에서 에데르송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뛰어났다.

전반 16분 손흥민에게 다시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에릭센이 상대 뒤쪽으로 찔러준 공을 손흥민이 몰고 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뒤따라온 수비수 라포르트의 환상적인 슬라이딩 태클이 모든 것을 막아버렸다. 맨시티 핵심이자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하나인 라포르트 역시 이틀 전 철저하게 손흥민에게 당한 것을 잊지 않았다. 

맨시티 수비진 사이로 드리블하는 토트넘의 손흥민. [AFP=연합뉴스]

전반 44분 상황은 손흥민의 존재감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토트넘 미드필드 지역에서 홀로 공을 몰고 가는 손흥민. 그런 손흥민을 막기 위해 맨시티 수비수들이 모두 가세했다. 물론 수비수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까지 손흥민의 질주를 막기 위해 모이는 과정은 압권이었다.

맨시티 진영에 골키퍼를 제외하고 다섯 명 이상의 선수가 손흥민의 질주를 막았다. 하지만 맨시티 선수의 몸에 맞서 앞으로 다시 뛴 공을 잡아 슛을 했지만 다시 에데르송에 막혔다. 그 짧은 순간의 타이밍을 에데르송이 놓치지 않았다. 각을 좁히며 과감하게 앞으로 나와 수비수가 옆과 뒤에서 압박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앞까지 막아버린 골키퍼로 인해 득점은 실패했다.

왼쪽에서는 모우라가 있었다. 그가 보다 현명한 선수였다면 왼쪽으로 빠져 들어가지 않고 아크 서클 쪽에 머물렀어야 했다. 맨시티 선수들이 모두 손흥민을 에워싼 상황에서 패스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슛인데 맞고 나올 경우 왼쪽이 아닌 중앙 쪽으로 흐를 가능성은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질주가 얼마나 빠르고 파괴적이었는지는 에데르송의 선방 후 잘 드러났다. 공이 선방에 막혀 튕겨 나온 상황에 토트넘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손흥민을 따라 압박해야 했지만 그 정도 스피드를 내지도 못했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혹자는 케인이 없어서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있다.

오늘 경기에서 맨시티의 골문을 열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이틀 전 당한 수모를 갚기 위해 각성하고 나선 선수들의 압박과 조직력은 그 누구도 뚫어내기 어려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맨시티에 0-1로 졌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아스널이 승리하면 순위는 바뀐다.

맨유 역시 승리하게 되면 67점으로 토트넘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말 그대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의 오늘 패배는 아쉽다. 후반 핸드볼 파울이 있었지만 심판은 무시했다. 이틀 전 핸드볼 논란을 의식이라도 한 듯 철저하게 맨시티의 편에 선 심판으로 인해 승점을 빼앗긴 토트넘으로서는 남은 모든 경기를 승리해야만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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