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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 겸영, 절대 허용할 수 없다”[인터뷰]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8.01.21 15:12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언론사 간부 성향조사 파문을 비롯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신문법 폐지를 통한 신문 방송 겸영 허용이나 MBC 민영화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의 공공성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민사회운동진영 또한 언론의 공공성 약화 움직임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기구 결성을 준비하는 등 미디어 전반에 걸쳐 일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이에 <미디어스>는 대표적 언론현업단체인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에서 바라보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 기조에 대해 평가와 함께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인터뷰 하는 동안 “시간이 없다”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할 일과 해결해야 할 현안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반면 물리적 시간은 부족한, 그런 ‘객관적 상황’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최 위원장은 현재의 객관적 상황 자체가 언론시민사회 진영에게 명백히 불리하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당장 해야 할 일과, 서두르지 않아야 할 일 등을 나름대로 구분해서 전략을 짜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민사회 일각을 향한 반성요구에 대해 “지금은 반성만 할 때가 아니다. 반성과 함께 투쟁을 병행해야 한다”는 그의 ‘항변’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곽상아  
 
-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언론사 간부 성향 파문 지시 논란이 제기됐다.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언론사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은연 중에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광고주들의 성향 분석까지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증거는 명확하다고 본다. 인수위는 이런 중요한 사안을 한 전문위원이 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 이번 사안이 돌출적인 게 아니라 나름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사건이란 말인가.

“이명박 정부는 미디어 전반에 대해 나름의 큰 그림을 그렸다고 본다. 이번 파문은 그 연장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방송정책을 정부기구로 가져가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 역시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인수위 단계에서 너무 과욕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단계에서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사안들은 대부분 입법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와 여론수렴 과정 없이 지나치게 일방통행식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경향이 있다.”

-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현재의 공영방송 체제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 같다. MBC는 이른바 압박을 통해 소유구조 개편까지 언급을 하고 있고, KBS의 경우 한쪽에서는 수신료라는 당근을 유인책으로 사장교체를 추진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국가기간방송법으로 KBS의 예산을 통제하려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나.

“고민이다. 이명박 정부가 독주할 가능성이 보이지만 이를 견제할 정치적 견제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 만이 아니라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시민사회단체 진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다. 그건 분명하다. 87년에는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97년에도 정권교체에 따른 민주개혁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2007년과 2008년은 상황이 다르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되고 있고 언론의 공공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도 않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설득을 해내야 한다. 사회의 공공성 위기가 언론의 공공성 위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내는 작업을 시민사회진영 내부에서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 미디어 정책 가운데 혹시 전략적으로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게 있나. 가령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이라든가 이런 부문에 있어서 전면반대만을 내세우다가 오히려 나중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완전히 패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가령 절대 안된다는 거라든지, 논의조차 안되는 것과 논의는 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나름의 복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명박 정부가 신문 방송 겸영 허용 방침을 밝힌 것은 조중동과 같은 보수신문에게 방송을 주겠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나 다름 없다. 언론노조 입장에서 이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여론독점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전제된 상태에서라면 이를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 쪽에서 나름 진정성을 갖고 미디어정책 전반에 대해 논의하자는 제안을 시민사회진영에 해온다면 이를 검토할 의사는 있지만 진정성이 전제되지 않은 형식적인 제안이라면 거부한다. 그리고 지금은 신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 ⓒ 곽상아  
 
-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기간을 거치면서 시민단체들이 ‘신관변단체화’ 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 대선결과에 대해 언론시민단체 내부의 자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이 있다고 본다. 그동안 미디어 정책과 같은 분야에 치중하다보니 시민사회운동 진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화 문제 등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 현재 시민사회진영 또한 이런 지적과 관련해 평가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평가와 반성 따로 투쟁 따로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이명박 정부 이후 미디어 공공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분명해진 이상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다. 그래서 고민이다. 위기상황에서 흩어진 조직을 어떻게 조직화 해 낼 것인지 그리고 얼마만큼 언론 미디어 공공성이라는 틀 안으로 묶을 수 있을지. 그것이 고민이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설득작업을 벌이면서 단계적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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