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항상 잘되고 있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청률 25%를 넘나들며 일요일 저녁 예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해피선데이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데요. 지난 9월 병역비리 혐의로 곤욕을 겪은 1박2일에 이어, 이번에는 김성민 마약혐의로 남자의 자격까지 타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김성민은 지난 3일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마약으로 분류된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는데요. 김성민은 검찰 조사에서 "해외에서 필로폰을 구입한 뒤 상습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4일 구속영장을 청구, 법원이 이를 발부함으로서 현재 구속되어 앞으로 김성민이 필로폰을 구입한 정확한 경로와 공범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남자의 자격 제작진의 발빠른 대처, 현명하지만 씁쓸하기도

이런 김성민에 대한 소식은 정말 충격이었는데요. 평소 남자의 자격에서 김봉창이라는 별명으로 큰 인기를 얻고, 항상 열정적인 모습의 모범생 이미지를 보여주었던 김성민이었기에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그렇게 김성민의 구속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성민은 자신의 트위터에 "죄송합니다. 저로 인해 실망하고 상처받을 모든 분들과 우리 가족들과 제가 사랑한 사람들 모두에게..."라는 사과글을 올렸는데요. 이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남자의 자격으로서는 김성민의 이런 사건이 큰 타격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김성민의 구속 사실이 알려지자, 남자의 자격 측은 발빠르게 대응하여 김성민의 즉각 하차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해피선데이를 총괄하는 이동희 PD는 "현재 상황에서 하차는 당연한 수순이며, 5일 방송분에서도 전체 분량이 편집된다"고 밝히고, 5일 오전 방송되는 남자의 자격 재방송분 역시 스펀지 재방송으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당장 즉각 하차를 결정하고 방송될 분량뿐만 아니라, 이미 방송된 방송의 재방송까지 편집할 정도로 현재 해피선데이 제작진은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미 바로 얼마 전에 1박2일에서 MC몽을 감싸다(?) 상당한 질타를 받으며 위기론까지 대두된 적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번 김성민 사건의 경우 변명의 여지가 없이 죄까지 시인한 상황이기 때문에 하차는 당연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와 같은 사실이 알려진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그런 사실을 발표한 너무도 발빠른 대처에 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성민 구속, 이제 제제와 봉구 어떡하나?

현재 남자의 자격은 "남자, 새로운 생명을 만나다"편을 통해서 유기견 입양에 대해 방영을 하고 있는데요. 이에 시청자들은 유기견 입양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하면서, 유기견 등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물들을 보호하는 기관인 동물자유연대가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이번 남자의 자격은 유기견 미션을 통해 유기견에 대한 편견도 없애고, 남자의 자격 멤버들의 진솔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남자의 자격은 처음에 단지 유기 동물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바꾸자는 취지로,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는 멤버들이 유기견들과 5일간 함께 살아가는 미션을 수행했는데요. 하지만 그런 유기견 미션 중에서 이경규, 김국진, 김성민은 직접 유기견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며 더욱 진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감동의 여운을 이어갈 틈도 없이, 안타깝게도 이번 김성민의 마약혐의 구속으로 인해 남자의 자격에서 즉각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김성민이 입양한 유기견인 제제와 봉구도 문제인데요. 또 다시 유기견(?)이 될 처지에 처해진 그들의 운명이 참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SBS의 단독보도, 최철호 폭행사건에 이어 김성민 마약혐의까지

그런데 이번 김성민의 마약혐의 구속 사실은 SBS 8시 뉴스에서 단독으로 보도를 했는데요. 요즘같이 뉴스가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시대에, 시간대가 정해진 저녁 TV뉴스에서 단독보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로써 SBS는 지난 최철호 폭행사건 단독보도에 이어 이번 김성민 마약혐의 구속 단독보도까지, 1시간 발빠른 뉴스라는 이미지와 함께 동시간대 방영 중인 자사 프로그램인 일요일이 좋다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두 가지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 최철호 폭행사건 역시 최철호가 출연 중이던 동이에 밀려 SBS의 기대작이었던 자이언트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SBS가 단독으로 보도함에 따라, 동이는 최철호가 도중에 하차하고 시나리오가 바뀌게 되는 등 큰 타격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 김성민 마약혐의 역시 그간 휴머니즘을 통해 감동을 주던 남자의 자격에게도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SBS가 단독보도를 하지 않았더라도 언제고 밝혀질 내용이겠지만, 참 상황 자체가 참 절묘한데요. 아무튼 과연 이번 김성민 마약혐의 사건이 휴머니즘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된 남자의 자격과 동시간대 방영 중인 런닝맨 사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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