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최고의 히트 가수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은 소녀시대와 카라를 가장 먼저 뽑을 것입니다. 슈퍼주니어를 제외하면 사실상 활동이 없었던 거대 남성 아이돌 그룹들의 긴 공백 기간 소녀시대와 카라는 올 한해 거침없이 내달렸습니다. 이들에게 국내 1위는 사소한 일로 취급될 정도로 '컴백=1위'라는 공식은 자연스러웠습니다. 또 일본 진출의 성공이 국내 언론을 넘어 일본 언론, 그리고 각국 주요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한류로 뽑히면서 소녀시대와 카라는 2010년을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는데요.
하지만 인터넷 음원차트 멜론이 내놓은 결과는 달랐습니다. 멜론에 따르면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가수는 2AM라고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국내 활동이 예전과 비교해 현저하게 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예능, 가요 등 각종 분야에서 활약을 펼친 이들의 노력이 더 크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는 축하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얻어낸 결과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이들을 욕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를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에 근거합니다. 대중의 이중성도 2AM이 인기와 그 노력에 걸맞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대중은 아이돌을 끊임없이 비판합니다. 퍼포먼스, 댄스 중심으로 가다보니 가창력은 항상 뒷전이라는 이유로 아이돌을 비판합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상의를 탈의하고 멋진 복근을 보여주며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드는 '몸짱 아이돌', '댄스머신 아이돌'에 열광합니다. 또 매일 짧은 의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면서도 막상 이들이 의상을 못 입고 나오면 관계자들을 비난, 비판하기도 합니다. 가창력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짜릿한 몸매를 보여주는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것이죠.
2AM은 이런 현상에 안타깝게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2AM도 다른 남성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복근을 가지고 있지만 2AM은 같은 소속사 내에서 활동 중인 2PM과는 다릅니다. 예능에서는 아무리 '깝'으로 유명하고 자신들에게도 멋진 복근이 있다고 자랑해도 2AM은 '발라드 아이돌' 가수입니다. 가창력을 앞세운 발라드를 부르면서 복근을 드러내고 멋진 몸매를 뽐내기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2AM이 정말로 안타깝습니다. 시도는 좋은 아이돌이었으나 현실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점점 JYP에서 밀려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죠. 발라드 가수라고 한정짓기에는 이들의 나이가 너무 어리고, 능력 또한 정말로 대단합니다. 퍼포먼스 중심, 댄스 중심의 아이돌 홍수 속 2AM은 한 줄기 탈출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지속적인 기계음, 가창력보다는 합동을 추구하는 아이돌과 2AM는 확실히 다릅니다. 하지만 아직 이 대한민국 사회는 이런 가창력 중심의 아이돌을 반겨줄 준비가 덜 된 듯합니다. 앞으로 최소 5년 간은 댄스 중심의 아이돌이 더욱 더 왕성한 활동을 할 것이라는 한 기관의 조사 결과를 접하니 현실 문제에 직면한 2AM이라는 아이돌 그룹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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