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경, 신효범, 김혜림, 김완선, 이재영, 015B(공일오비), 김도균, 포지션(임재욱), 최재훈, 구본승, 김부용 등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수들이 나란히 한 무대에 섰다는 것. SBS <불타는 청춘>(<불청>) 아니면 해낼 수 없는 대형 이벤트였다.

이날 '불타는 청춘 콘서트' 무대에 오른 가수들은 모두 <불타는 청춘>을 통해 인연을 맺고 친구가 된 공통점이 있었다. 본업이 가수가 아닌 강문영, 박선영, 김정균, 최민용, 권민중 또한 '불타는 청춘 콘서트' 무대를 위한 불탄중년단(BTJ)를 결성하거나, 일일 맘보걸(권민중)이 되어 양수경, 김부용 등 친구들의 무대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무대에 오르지 않은 최성국, 이연수, 강경헌, 홍석천, 양익준, 조하나, 박재홍은 관객석에서 열띤 함성으로 친구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자아냈다.

SBS TV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불청의 식탁을 책임지는 불청마마에서 오랜만에 본업인 가수로 돌아온 양수경의 귀환으로 시작된 '불타는 청춘'은 '한번 레전드는 영원한 레전드'임을 확인시켜주는 공연이었다. 양수경을 위해 코러스, 백댄서 등으로 지원사격한 BTJ의 열성으로 다시 공연장으로 흘러나온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사랑은 차가운 유혹'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명곡이었다.

'불타는 청춘 콘서트'로 20년 만에 정식으로 은퇴무대를 가진다는 김부용의 '풍요속의 빈곤', 이제는 목사님이 되었지만 015B 객원보컬 시절 골반을 뒤흔들던 야생마 기질을 잃어버리지 못한 김태우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 한국 락의 전설 김도균, 015B 장호일, 보컬뿐만 아니라 드러머로도 일가견 있는 최재훈의 도움을 받아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한 김광규(내시경밴드)의 Queen(퀸) 히트곡 메들리 공연도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무대는 25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이었다.

SBS TV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김혜림의 오랜 절친이자 '날 위한 이별'을 작곡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된 김혜림의 복귀 무대는 '날 위한 이별'을 기억하고 즐겨 들었던 관객,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는 감동적인 무대였다. 한편 '날 위한 이별'은 김혜림이 정말로 사랑했지만 헤어져야했던 남자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노래라는 비화가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고 아팠던 기억, 상처 또한 세월의 흐름에 조금씩 옅어진다고 하지만 과거의 아픔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용기다.

'날 위한 이별'은 가수 김혜림의 인생과 진심이 담겨있는 명곡 중의 명곡이었다. 25년 만에 그토록 기다리던 무대로 돌아와 그간 홀로 감내해야 했던 감정 등을 몇 분의 노래에 꾹꾹 담아낸 김혜림의 라이브 공연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가수로서, 엔터테이너로서 재능이 상당했던 김혜림이 오랜만에 <불타는 청춘>을 통해 근황을 공개하고, 불청 콘서트를 통해서 본업인 가수로 돌아와 반가울 뿐이다.

SBS TV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불타는 청춘 콘서트’는 이런저런 사정상 한동안 가수 활동을 쉴 수밖에 없었던 양수경, 김혜림 등이 다시금 팬들 앞에서 멋진 무대를 선사한 시간이었지만, 남몰래 가수를 꿈꾸어왔던 김광규의 오랜 소망이 이뤄진 꿈의 무대이기도 했다. 전문적으로 보컬 트레이닝을 받지 않았지만 오랜 연습과 김도균, 장호일, 최재훈의 도움으로 머큐리도 흡족해할만한 신나고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준 김광규. 짧은 이벤트성 공연이지만 그의 공연엔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을 열렬히 꿈꾸어왔던 김광규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객석 전체를 하나로 만들었던 김광규의 무대가 끝나고 흘러나온 자막처럼, ‘불타는 청춘 콘서트’는 그냥 콘서트가 아니었다. 불청 콘서트 무대를 통해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 불청 멤버,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는 것을 소망했던 불청 멤버 모두의 삶과 꿈이 담긴 공연. 불타는 청춘 멤버들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불타는 청춘 콘서트'는 다음 주 방송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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