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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공소시효 논란, 해법은 없다?1995년 5·18특별법 공소시효 정지 사례 있어, 연장 의견도…윤지오 "폐지하거나 연장해야"
전혁수 기자 | 승인 2019.04.10 13:55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언론, 검찰, 경찰, 정치권 등 고위인사들이 개입된 사건인 만큼 특별검사를 도입해 수사를 진행하자는 취지다. 또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 조정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10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녹색당이 <고 장자연 이후 10년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법 개정의 필요성>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장자연 사건에 대한 특별법 제정과 성폭력처벌법에서 공소시효에 특례조항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10일 오전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녹색당이 <고 장자연 이후 10년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법 개정의 필요성> 토론회를 개최했다. ⓒ미디어스

하승수 위원장이 제안한 특별법은 장자연 사건 수사에 특별검사를 도입하고,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공소시효에 대해 국가가 소추권을 행사하는 데 장애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 정지를 인정하는 방안이다. 하 위원장은 피해자의 이름을 사건명으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에 특별법의 명칭을 '더콘텐츠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 관련 의혹에 관한 진상규명 특별법'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하승수 위원장은 "특별검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검경이 초기 수사를 잘못했고 심지어는 강력한 압력과 협박에 의해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다는 게 여러 증언과 언론 취재를 통해서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 수사를 일반 경찰이나 검찰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승수 위원장이 제안한 특별법 제정안에는 특검수사팀의 구성요건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특검과 특검보, 수사관들은 사건의 특성상 성폭력 범죄 수사에 대한 전문성과 성인지감수성을 가진 사람들로 임명하자는 것이다. 임명권은 권력층이 개입된 사건인 만큼 국회, 법무부가 아닌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것으로 했다.

하승수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자연 사건 공소시효 논란에 대해서도 특례조항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고 장자연 씨가 사망한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만큼 강제추행(10년), 강요(7년), 직권남용(7년) 등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달 2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공소시효가 거의 지났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사실관계를 밝혀 공표하는 것 외에 처벌 방법이 없지 않겠냐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하승수 위원장은 장자연 사건에서 검경의 수사가 권력층에 의해 방해받았기 때문에 국가의 소추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장자연 사건은 상당히 강한 외압과 은폐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국가의 소추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며 "2009년 8월 검찰이 피의자들을 불기소한 시점부터 대검에 재수사 권고가 있었던 작년 8월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승수 위원장은 5·18특별법을 유사사례로 들었다. 1995년 12월 21일 제정된 5·18특별법 제2조는 12·12 군사반란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 행위에 대해 1993년 2월 24일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재판에 회부된 인사들 일부가 위헌소송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부진정소급효의 경우는 법률을 만들어 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고 봤고, 진정소급효의 경우는 4가지 예외조건 가운데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로 판단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승수 위원장은 장자연 사건의 경우도 같은 요건이 성립한다고 봤다.

하승수 위원장은 "연루된 사람들이 조선일보 사주 일가, 대기업, 검찰고위직, 정치인인 상황에서 진상규명을 못하면 국민이 국가의 법 질서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특히 힘 있는 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그것은 법치국가라고 부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우리 헌법은 사회적 특수계급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회적 특수계급이 있는 것 같다"며 "법 앞의 평등을 무너뜨리고 지방경찰청장조차 협박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관련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야 말로 중대한 공익상 사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하승수 위원장은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의 공소시효에 대한 특례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 위원장은 "미성년자 성폭력은 성년까지 공소시효 정지되고, 13세 미만 장애인은 공소시효를 배제한다"며 "공소시효 특례조항은 계속 만들어지고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권력관계 성폭력 범죄에 대해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장자연 사건 특별법 제정 제안에 대해 장자연 사건 법률지원단 구성원인 전민경 변호사는 공소시효 정지보다 연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 변호사는 "5·18 특별법의 경우는 진범이라고 볼 수 있는 자가 군 통수권자이고 행정부의 수장이었던 기간이 있어 당연히 소추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장자연 사건은 장애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불기소 처분된 것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방법으로 할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 씨가 직접 참석했다. 윤 씨는 "제2의 가해를 가하는 안타까운 일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가려내야 하고 재수사가 착수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폐지되거나 공소시효가 연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씨는 "10년이 지난 오늘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이 처음으로 있게 됐고 참으로 기적같은 이 일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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