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KT가 최근 자사에 제기되는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KT는 '경영고문'이란 이름의 '로비사단'을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특혜 채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뉴데일리의 KT 관련 보도는 언론플레이 의혹을 낳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뉴데일리는 4월 2일 KT 청문회에서 화재사고만 다루기로 한 것은 여당의 정치적 딜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뉴데일리는 <KT청문회 '화재사고'만 다루기로…여야 합의 배경 관심 집중> 기사에서 "그동안 KT 청문회 목적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온 여야이기에,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주창하던 여당이 재도입을 관철시키는 대신 KT 청문회를 경영 전반으로 확장하지 않는 '정치적 딜'을 야당과 진행했단 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게 국회 과방위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지난 1월 22일 진행된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며 합산규제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한 쪽은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국회 회의록만 찾아봐도 될 일을 무슨 근거로 이렇게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KT를 감싸려고 이러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KT로고(위)와 뉴데일리 로고. (사진=KT·뉴데일리 홈페이지 캡처)

뉴데일리의 이같은 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창규 KT 회장은 뉴데일리의 기사로 인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KT의 언론플레이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최 의원의 손에는 1월 11일자 '뉴데일리'의 <황창규 KT 회장, 과방위 출석 요구 '다보스 포럼' 차질> 기사가 들려있었다.

해당 기사에서 뉴데일리는 "황 회장이 다보스포럼에 참가할 예정인 가운데,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 받아 포럼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모습"이라고 썼다. 뉴데일리는 "지난해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로 출석을 요구한 것인데, 아직 화재 원인도 밝혀지지 않아 향후 대책 방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윽박지르기'식 출석요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뉴데일리는 '업계 관계자'의 멘트를 빌려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 속 단순 군기잡기식 질의들을 쏟아낼까 우려된다. 전체회의 참석여부는 미정이며, 관련 사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벌어진 아현지사 화재는 서울 4개구 주민들의 통신을 '먹통'으로 만든 통신대란이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국회 과방위 위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당연히 진행돼야 할 국회 대책논의와 황창규 회장의 출석에 대해 기업 CEO의 일정을 빌미로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연혜 의원은 "어제 날짜로 뉴데일리에 나온 황창규 KT 회장이 과방위 출석 요구로 인해서 다보스포럼에 차질이 있다 이렇게 인터뷰한 기사 보셨느냐"며 "이런 기사가 나서 마치 우리가 과방위를 오늘 열어서 황창규 회장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다보스포럼에 KT 황창규 회장이 국회 때문에 못 간다는 건 전혀 사실도 아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KT가 뉴데일리라는 언론사에 로비를 했는지 어떤 작업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이것도 한 번 경위를 좀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도 뉴데일리 기사를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황창규 KT 회장 관련해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뉴데일리 기사 내용을 언급하며 "이것은 우리 상임위원회를 아주 발로 짓밟는 그런 행위"라고 비판했다.

'KT 기사 청탁'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KT가 홍보실 차원에서 여러 언론사 기자들에게 황 회장의 다보스포럼 참석과 국회 전체회의 출석을 연관지어 기사를 써달라고 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전했다.

황창규 회장 관련 기사를 작성한 뉴데일리 기자는 KT 기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뉴데일리 A기자는 "(KT가) 부탁을 한 건 아니다"라며 "당시 출입기자로서 그게 맞는 거라고 판단해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A기자는 "오히려 국회에서 언급이 있고 난 후 개인적으로는 국회에서 기사를 갖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속앓이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기자가 국회 과방위의 질타를 받은 1월 11일자 기사는 물론 최근인 4월 2일자 기사 모두 작성했다.

1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과 황창규 KT회장이 KT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통신케이블을 들고 질의하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월 11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창규 회장에게 KT가 뉴데일리에 집행한 광고비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제 감으로는 KT가 주문한 기사 같은데 경위야 진상조사 해달라 한다고 해서 해줄 것 같지도 않으니 자료 요구 하나 하겠다"며 광고비 집행 공개를 요구했다.

이후 KT는 국회 과방위원들에게 언론사에 집행한 2017년, 2018년 연간 광고비 내역과 2018년 12월, 2019년 1월 광고비 내역을 공개했다. 미디어스 취재결과 뉴데일리는 KT로부터 2017년, 2018년 상당 금액의 광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국회 과방위원들의 지적에도 뉴데일리 보도는 변함 없었다. 지난 1월 22일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자, 다음날 뉴데일리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만지작…'지나친 시장 개입' 논란> 기사를 게재했다. 또한 뉴데일리는 1월 29일 <KT 주주 뿔났다…합산규제 재도입시 '소송' 만지작>, 2월 13일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 연기에 시장 '혼란'> 기사를 게재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을 하나의 사업군으로 묶어 한 사업자가 시장점유율 1/3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제로,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와 위성방송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KT가 유료방송 시장을 독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로 볼 여지가 많다.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진 지난 3월 'KT 감싸기'로 판단되는 뉴데일리의 보도는 계속됐다. KT 특혜 채용 논란에서 김성태 원내대표 딸 특혜채용 외에도 황교안 대표 등 자유한국당 관련자들의 이름이 나오자, 3월 19일 뉴데일리는<KT 채용비리 의혹 '일파만파'…청문회, 경영 전반 확산 우려> 기사에서 "황창규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해 일단 황 회장과의 유착 관계는 보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라고 했다.

뉴데일리는 "야당은 이번 일이 황교안 대표까지 추가로 엮이며 당초 '통신대란' 취지를 훼손해선 안 된단 입장을 펼칠 것으로 보이나, 해당 여론이 커지면 자유한국당도 어쩔 수 없이 청문회 확대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도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3월 26일 뉴데일리는 <KT 새노조, 채용 특혜 의혹 확산 빈축> 기사에서 "KT 새노조가 18일 긴급성명서를 내고 황교안·정갑윤 의원 등 유력 정치인 자녀들도 KT 유관부서에서 근무한 사실이 있다며 채용비리 의혹 확산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데일리는 "단순히 근무했었다는 사실만 가지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응 역시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KT 주주총회가 예정된 3월 29일을 전후에는 노조와 시민사회에 대한 혐오 보도로 KT 엄호에 나섰다. 로비사단 운용 의혹, 특혜 채용 의혹, 통신대란 등에 대한 문제제기가 황 회장 반대세력의 트집잡기라는 것이다.

주총 전날인 3월 28일 뉴데일리는 <KT 주총 'D-1'…극소수 KT새노조 등 반대세력 충돌 우려> 기사에서 "올해도 회사 내 반대 세력들을 중심으로 주총장 내 혼란이 재현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KT 새노조 등 황 회장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여, 주주들이 제대로 된 주총이 진행될지 걱정 어린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고 썼다.

주총 당일인 3월 29일에는 <KT 주총장 찾은 강성노조 '고성-몸싸움' 빈축> 기사를 게재하고 "KT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서울 서초구 KT우면연구센터 앞은 예상대로 강성노조 때문에 시끄러웠다"며 "아직 확증의 죄가 밝혀지지 않은 '특혜 채용-로비사단 구축' 의혹이 최근 불거지며, 해당 분위기를 타고 황창규 KT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며 빈축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뉴데일리는 4월 1일에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지체되면서 KT가 SKT와 LG유플러스의 M&A를 바라만 보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뉴데일리는 <LG+·CJ헬로', 'SKB·티브로드' 합병 '착착'… KT만 '시계 제로'> 기사에서 "KT와 딜라이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KT와 딜라이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언제쯤 마무리될 지 기약이 없어 그저 답답할 따름"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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